대권 밑천 까먹을라…조기등판 대신 속도조절 택한 듯

  • 권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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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18   |  발행일 2018-07-18 제3면   |  수정 2018-07-18
■ 김부겸 全大 불출마 배경
대권 밑천 까먹을라…조기등판 대신 속도조절 택한 듯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대구 수성구갑 국회의원·사진)이 17일 더불어민주당 8·25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불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휴대폰 문자로 보낸 입장문을 통해 “지난 1일 개각이 있을 때까지 오직 장관으로서 직분에만 전념하겠다고 말씀 드린 바 있다”면서 “현재 개각이 아직 단행되고 있지 않는 상태이지만, 8·25 전대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 장관은 불출마 결심 배경으로 “개각과 저의 출마 여부가 연동돼 버렸기 때문에 결국 인사권자인 대통령께 폐를 끼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제가 먼저 불출마를 밝혀 스스로 결자해지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의 전대 불출마로 향후 대권 행보에 어느 정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있다. 과거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각각 19대 총선과 20대 총선 전에 당권을 먼저 장악하고 공천 영향력으로 당내 우군세력을 확보한 뒤 대권 도전에 성공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김 장관이 이번에 당권을 놓치게 되면 21대 총선을 통한 당내 지지기반 구축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조기등판’보다는 오히려 속도를 늦추며 때를 기다리는 게 더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정치권의 한 평론가는 “설사 김 장관이 이번에 당권을 잡는다고 해도 21대 총선에서 자기 뜻대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청와대 ‘386 운동권’과 친문(親문재인)세력이 득세하고 있는 현실에서 당권을 쥐어봐야 ‘얼굴마담’에 불과하고, 자신의 정치적 밑천만 까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조기등판했다가 낭패를 본 사례로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을 들고 있다. 한 정치 분석가는 “유 의원은 2015년 친박계의 기세가 등등할 때 원내대표에 진출해 자기 색깔을 드러냈다가 청와대발(發) 역풍을 맞고 주류에서 밀려났다”면서 “만일 유 의원이 적기에 등판했더라면 지난 19대 대선에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자리는 그의 몫이었고 결과도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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