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타임] 경북과 4차산업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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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16   |  발행일 2018-07-16 제30면   |  수정 2018-07-16
[하프타임] 경북과 4차산업
임호 경북본사 차장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취임 일성은 ‘좋은 일자리와 아이 키우기 좋은 경북’이다. 인구감소와 도시소멸이 본격화된 경북의 위기 상황속에서 이보다 더 중요한 정책도 없다.

문제는 두 가지 정책을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이 도지사와 경북도의 대책이 구시대적 발상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경북도는 이웃사촌사회공동체를 시범운영해 의료·복지·일자리·보육 등을 토털케어한다는 계획이다. 또 청년층을 농업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도 마련한다. 이런 형태의 지원사업은 그동안 많은 지자체에서 추진해왔고 막대한 예산투입이 불가피하다. 한마디로 가성비가 낮다.

국내외 유망 기업을 지역에 유치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관광문화공사를 출범시켜 경북에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도록 나서겠다고도 밝혔다. 이 또한 한계점이 분명해 보인다. 현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정책과 경기불황,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모두 투자를 꺼리고 있다. 기업 유치가 이뤄지더라도 대부분 시설자동화를 최우선시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좋은 일자리가 생기기 어렵다. 관광산업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부산, 제주도 중심으로 이뤄지는 특성상 경북으로의 관광객 유치도 쉽지 않다.

기자는 다른 관점에서 경북의 좋은 일자리와 아이 키우기 좋은 경북을 말하고 싶다. 바로 미래형 신성장 동력인 4차산업과 의료산업이다.

4차 산업 중에서도 스마트 시티(Smart City)와 스마트 타운(Town)·스마트 팜(Farm)을 경북도에서 적극 추진해야 한다. 세가지 모두 미래형 도시 조성에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좋은 일자리와 아이키우기 좋은 경북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꼭 이뤄야 할 과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대경연구센터 정윤수 실장은 “인구 100만명 이상의 대도시보다 10만~20만명 수준의 중소 도시가 오히려 스마트 시티 개념을 적용하기가 더 유리하다”며 “군 단위 읍·면지역은 스마트 타운을, 인구 집중도가 낮은 농촌지역은 농업 현대화와 치안서비스 강화 측면에서 스마트 팜을 적용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의료기관 유치도 좋은 일자리 창출과 아이키우기 좋은 경북을 만드는데 중요한 잣대가 된다. 의료기관 종사자들은 젊은층이 많은데다 제조업에 비해 고임금이고 규칙적인 근무시간이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의료기관은 노동집약형산업이다. 아무리 작은 병원도 의사와 간호사 등 최소 3명 이상 근무한다. 병실이 있다면 근무인력은 더 늘어난다.

좋은 의료기관 하나만 유치해도 지역의 의료서비스 개선과 고용창출·인구 유입·주변상권 활성화라는 일거다득의 효과를 볼 수 있다. 270병상의 대구 A전문병원에서는 근무인력만 263명이나 된다. 1병상당 직원이 1명 꼴이다. 상급의료기관인 대학병원은 상상을 초월한다. 경북대병원은 919병상에 직원수만 3천375명이나 된다. 1병상당 직원이 3.67명이다.

전 세계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북도 과거의 방식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활용한 좋은 일자리 창출과 아이 키우기 좋은 경북을 만드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
임호 경북본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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