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도시 달성을 가다 .6] 지역 미래인재 양성 가속도

  • 임훈 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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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16   |  발행일 2018-07-16 제13면   |  수정 2018-07-16
지역인재 양성 공들이는 DGIST…과학교실 매년 1천∼2천명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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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IST 대학원생들이 대학원 뇌인지과학 연구실에서 퇴행성 뇌질환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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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IST 학술정보관 내부 모습. DGIST는 융복합 교육을 전면에 내세우며 이공계 인재 양성의 산실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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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IST 대학본부 전경. 2004년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 문을 연 DGIST는 2011년 대학원 석·박사 과정을, 2014년 학사과정을 개설했다.

대구시 달성군이 지역 이공계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거듭나고 있다. 융복합 교육을 전면에 내세우며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평가받는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가 현풍면에 자리해 있기 때문이다. 대구의 대표적 사학인 계명대 또한 유가읍에 달성캠퍼스를 조성하고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특히 DGIST의 경우 달성군 등 지역사회와 교류를 확대하면서 지역 인재를 키우고 지역민에게 사랑받는 대학을 추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달성군 또한 지역 교육기관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며 지역 발전의 밑거름을 만들고 있다. DGIST는 국립대구과학관·달성군 등과 협력해 달성지역을 대한민국 남부권의 대표적인 과학벨트로 만들고, 고급과학기술인재를 양성한다는 구상이다. 시리즈 6편에서는 지역을 넘어 글로벌 인재 육성의 발판을 마련 중인 달성지역의 대학에 대해 다룬다.

#1.달성군과 함께하는 과학벨트 조성

DGIST가 달성군 등 지역사회와 함께 대구지역의 소프트파워를 강화하고 있다. DGIST는 달성군을 비롯한 지역 청소년들에게 첨단과학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다빈치과학창의교실을 운영 중이다. 과학과 수학 등을 망라하는 교과통합교육을 기반으로 과학의 작동 원리와 이론을 가르치고 있다.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주요 기술에 대한 교육 체험으로 과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12년 시작한 다빈치과학창의교실에는 매년 1천~2천명 내외의 학생들이 참여했으며, 여건이 된다면 학생들의 교육 기회를 확대한다는 것이 DGIST의 구상이다.


선발인원 30% 내외는 지역학생
인재유출 막는 부수적 효과까지
올 2월 졸업퍼레이드 행사 개최
지역학교·주민 1천200명 참여
해외 대학들엔 교육방법 소개도

계명대 달성캠퍼스도 본격 조성
테크노폴리스 내 18만여㎡ 매입
자동차 연구·실험건물 등 지어



이밖에도 DGIST는 해외 명문대에서나 볼 수 있는 졸업 퍼레이드를 달성군에서 펼치며 지역사회와 함께하고 있다. 지난 2월 달성군 현풍면·유가읍 일대에서 열린 졸업 퍼레이드에는 DGIST·포산중·현풍중 졸업생 및 재학생, 교직원, 지역주민 등 1천200여 명이 참가했다. DGIST가 이처럼 지역사회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대학이 자리한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일원을 대한민국의 대표적 과학벨트로 만들기 위해서다. 학부생 200명 선발만으로는 지역의 과학교육 열기를 감당할 수 없지만 지역 학생들에게 과학교육을 병행한다면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DGIST 관계자는 “달성군과 대구가 번창하기 위해서는 DGIST와 국립대구과학관 등 지역 대학과 기관을 중심으로 인재 중심의 소프트파워를 강화해야 한다. 높아진 과학교육 열기는 결국 첨단기업 유치 등 지역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2.DGIST가 걸어온 길

DGIST는 2004년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 문을 열었다. 대구·경북의 과학교육 수요에 발맞추기 위해 2011년 대학원 석·박사 과정을, 2014년 학사과정을 개설하고 우리나라와 세계가 필요로 하는 이공계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DGIST의 설립 배경은 1970년대 설립된 연구중심 과학기술 대학인 KAIST(한국과학기술원)의 탄생 과정과 다르지 않다. 당시 대한민국은 자본과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에 인재 확보가 절실했다. 이후 지방분권시대를 맞아 대구·경북 또한 지역을 이끌어갈 두뇌가 필요했다. KAIST의 경우 대전이라는 지역적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GIST(광주과학기술원)·UNIST(울산과학기술원)와 더불어 대구시 달성군에서도 DGIST가 설립됐다.

규모가 크지 않은 젊은 대학이기에 DGIST는 새로운 시도에 주저하지 않는다. 기존 종합대학보다 발빠르게 교육시스템을 혁신 중이다. 특히 융복합은 DGIST가 가장 중요시하는 교육의 가치다. 혁신은 한 분야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학문과의 접점에서 발생한다는 것이 DGIST의 교육 철학이기 때문이다. DGIST는 매년 학부 신입생 200명을 선발하고 있다. 특히 선발 학생의 30% 내외가 지역 학생들로 구성돼 있어 인재 유출을 막는 부수적 성과도 거두고 있다. 학부생들은 과학과 공학분야 등을 폭넓게 접하면서 특정 전공분야 간의 장벽을 없애고 융복합 학사로 졸업,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 학부 졸업생 96명 중 취업을 한 학생이 거의 없다는 점이 특이하다. 90명가량의 졸업생이 대학원에 진학했는데, 그중 80명가량이 DGIST 대학원으로 진학했다. 이는 이른바 ‘미래브레인(MIREBRain)’으로 불리는 6개 전공의 대학원이 있기 때문이다. 신물질과학, 정보통신융합, 로봇공학, 에너지공학, 뇌인지과학, 뉴바이올로지 전공 등이 그것이다. 실제로 DGIST 내 연구실은 방학 때도 연구에 몰두하는 대학원생들로 북적이는 등 열기로 가득하다. 도서관 역할을 하는 학술정보관 역시 공부를 하려는 학생들로 늘 북적인다. 전통적 학과가 아닌 융복합이 가능한 전공 덕분에 학생들은 기업은 물론 대학에서도 원하는 인재로 육성되고 있다. 최근 2~3대 1의 대학원 입학경쟁률을 기록하며 국내 일반 대학원에 비해 높은 경쟁력을 나타내고 있다.

DGIST의 융복합 교육은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DGIST 손상혁 총장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타임즈 중동-북아프리카 대학 정상회의’에 참석해 DGIST의 융복합 교육을 소개했고, 외국의 대학들로부터도 앞선 교육시스템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DGIST가 자리를 잡으면서 각종 성과도 쏟아지고 있다. 최근 세계 유수 과학저널에 표지논문이 실리는가 하면 올해는 2곳의 ERC(공학분야선도연구센터)를 유치했다. 국내 유명 대학들이 ERC 유치에 공을 들이는 상황에서 DGIST가 이룬 성과는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DGIST 관계자는 “타 연구대학에 비해 교수의 수 등은 적지만 연구의 질적 수준은 높다. ERC 유치가 이를 증명한다”고 말했다.

#3.본격화되는 계명대 달성캠퍼스 조성

계명대 달성캠퍼스 조성도 본격화되고 있어 달성군이 미래 인재육성의 요람으로 거듭나고 있다. 계명대는 2009년 유가읍 테크노폴리스 일원에 18만4천689㎡의 부지를 매입했다. 2013년 스포츠과학연구센터·산학과학기술센터 등의 준공을 마쳤으며, 야구장·양궁장·테니스장 등 체육기반시설을 조성했다. 특히 스포츠과학연구센터는 국내 스포츠산업·마케팅·스포츠과학 분야의 전문가 양성은 물론 선수들의 체계적인 훈련시스템 개발 및 지원 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산업과학기술센터의 경우 연구실·휴게실·행정시설 지원실 등을 갖춘 상태다.

2016년에는 자동차 관련 연구 및 실험을 위한 건물의 준공을 마치고 IT 융복합 지능형자동차 전문인력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계명대는 달성캠퍼스를 지능형 교통체계를 기반으로 하는 지능형자동차·자작자동차·태양열 주행자동차 등의 주행 성능시험장으로 이용할 계획이다. 현재 연구실·디자인실·강의실·세미나실 등을 갖춘 상태로 자율주행자동차 주행성능실습장 건설을 시작했다.

글=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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