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민선 7기에 대한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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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7-13

우태우 영양군청 공보담당 주무관
엄격한 신분제도가 존재하였던 조선시대에는 다양한 계층에서 자신들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제도가 있었다. 양반들의 ‘상소(上疏)’나 ‘신문고(申聞鼓)’가 있었고, 일반 백성들의 ‘격쟁(擊錚)’이라는 제도가 있었다. 상소의 뜻을 풀이하면 말 그대로 아랫사람의 실정이나 마음을 윗사람에게 전한다는 의미로, 그 내용은 대개 국가 정책에 대한 건의나 인사에 관한 평가, 왕의 정치에 대한 조언 등 지배계층인 양반들의 이해관계가 달린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반면 피지배계층인 백성들의 의사표현은 엄격한 신분제도만큼이나 실상 그들의 억울함을 표현할 수 있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즉 원론적으로는 양반·중인·양인·노비 등 모든 계층이 왕에게 상소할 수 있었지만 현실적으로는 양반들의 주된 의사소통 창구로만 활용되었고, 소원제도 자체의 복잡성으로 인해 백성들은 격쟁 같은 방식으로 그들의 의사를 간간이 제한적으로만 표출했다.

그런 제한된 의사표현에서 현재의 민주적인 선거제도로 정착된 것은 불과 70년 전 제헌국회의원 선거가 그 시작점이다. 지방자치제도는 그 이후 시작과 중단을 반복하다가 1991년 지방자치제 관련법의 개정으로 1995년에서야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시작되었다. 지난 6·13 지방선거로 민선 7기 시대가 시작되었으니 20년이 조금 넘는 역사에 불과하다. 짧은 역사에 비해 그 나름의 역할을 하며 지끔까지 자리 잡아 정착되어 왔다.

민선 7기의 시작을 위해 새로운 도지사, 교육감, 시장·군수, 지방의회 의원들이 선출되었다. 그들은 향후 4년간 선거기간 내내 외쳤던 구호들을 실천해야 하는 무거운 숙제를 맡게 되었다. 조선시대에는 주류층인 양반들의 목소리가 주된 민의로 대변되었다면, 현대에 사는 우리는 선거라는 누구나 행사할 수 있는 권리로 의사를 표출했다. 다만 다수에 의해 선택된 우리 지역의 지도자가 모든 이들의 지지를 받은 것은 아니기에 소수가 외면되는 다수결의 역설에 대한 맹점이 있지만, 현시점에 가장 이상적인 제도로 선출된 지도자를 우리는 이제 믿고 지켜봐야 하는 것이다.

민선 5기는 참여를, 민선 6기에서는 협치와 혁신이 그 시기를 관통하는 핵심 의제였다. 그런 의미에서 민선 7기는 새로운 의제의 설정이 아니라 기존 의제를 정립하고 강화하며 차별화된 다양한 주체들과의 소통이 성공의 관건인 것이다. 즉 참여, 협치, 혁신으로 나눠졌던 개념들을 한데 뭉쳐 우리 지역 공동체를 만들어갈 수 있는 자치혁신의 역량과 주체들을 키워 선거제도의 아쉬운 점을 보완하고 소수의 의견도 받아들일 수 있는 시스템 정착이 그 대안이 될 것이다.

영양군은 민선 7기 오도창호가 닻을 올려 출항했다. 부군수로 재직하는 동안 영양군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인수위원회를 구성치 않고 TF 구성으로 군정 전반에 대한 기둥을 세웠다. 민선 4기에서 민선 6기까지 12년간 군정을 이끈 권영택 영양군수가 지향한 가치를 살펴 지도자의 교체에 따른 급격한 변화보다는 적절한 조절을 통한 정책 추진 기대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

단절과 연속의 적정함과 변화와 정체의 갈림길에서 시의적절하며 유동적이고 기민한 대처만이 낙후되어 지방자치단체로서의 소멸위기 직전의 절박한 영양군의 상황을 되살릴 수 있는 지도자의 역량이 지금 가장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그렇기에 그간의 반목을 뒤로하고 위기에 빠진 영양을 살릴 수 있는 군민들의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민선 7기에서 추진하는 모든 정책의 우선은 군민이다. 군민들이 살고 있는 현장에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해결책을 거기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사소함을 예민하게 받아들여 고민을 나누는 시작, 그것이 민선 7기 성공의 중요한 성패가 될 것이다.

그 옛날 죽음을 각오하고 임금이 행차하기를 기다렸다가 자신들의 억울함을 풀고자 눈물로 임금의 길을 막고 하소연하던 조선시대의 간절한 민초들의 호소가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사정과 다를 바는 없을 것이다. 독단과 불통에 대해서는 4년이라는 시간의 기다림 뒤에 표로써 민심의 준엄함을 보여줄 것이기에 항시 사소함을 예사롭지 않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시대는 항상 변화와 정체의 갈림길에 처하기 마련이다.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도태되어 소멸되지 않기 위해선 끊임없는 발전을 위한 전략으로 영양만이 가질 수 있는 개성과 특성을 살린 로드맵이 미래의 영양을 지켜낼 것이다. 민선 7기의 성공, 기대하여 본다.우태우 영양군청 공보담당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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