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연장→연장→결승 “이런 팀 처음이야”

  • 유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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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13   |  발행일 2018-07-13 제19면   |  수정 2018-07-13
크로아티아, ‘축구종가’ 잉글랜드 꺾고 佛과 우승컵 대결
페리시치, 후반 23분 동점골
연장 만주키치 역전골에 도움
‘MOM’ 선정…승리 1등공신
20180713
11일(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준결승전 크로아티아-잉글랜드전이 종료되자 승리한 크로아티아 선수와 관중들이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크로아티아가 축구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에 올랐다.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세 경기 연속 연장 후 결승에 오른 나라가 됐다. 크로아티아는 12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준결승에서 연장 접전 끝에 2-1로 승리, 프랑스와 우승컵을 다툰다.

◆역전을 만든 주역 만주키치·페리시치

마리오 만주키치는 잉글랜드와의 준결승에서 연장 후반 4분 한 골을 넣으며 이름값을 했다. 2007년부터 크로아티아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A매치에서 32골을 터뜨린 만주키치는 크로아티아 대표팀의 핵심이다. 자국 리그에서 활약하다가 2010년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진출한 그는 2012년부터 바이에른 뮌헨, 2014년부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거쳐 2015년부터 이탈리아 세리에A의 명문 유벤투스에 몸담고 있다. 만주키치는 연장 후반 자신의 득점으로 승부의 균형을 무너뜨린 뒤에는 다소 얄미운 지능적인 플레이로 경기 시간을 흘려보내기도 했다. 두 번이나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다리 근육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교체되면서도 천천히 걸어나가 주심이 계속 시계를 들여다보게 했다.

공격수 이반 페리시치의 눈부신 활약도 크로아티아의 결승진출에 디딤돌이 됐다. 페리시치는 이번 월드컵에서 간판 공격수인 마리오 만주키치와 중원의 핵인 루카 모드리치, 이반 라키티치의 명성에 가려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페리시치의 공헌도는 이들 세 선수 못지않다. 잉글랜드와의 4강전에서 1골 1도움의 활약으로 2-1 역전승을 견인하며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페리시치는 잉글랜드전에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중요한 순간마다 공격 포인트에 관여했다. 0-1로 끌려가던 후반 23분에는 동점 골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페리시치는 연장 후반 4분, 만주키치의 역전골을 어시스트했다. 페리시치는 경기 후 맨 오브 더 매치(MOM)에 선정됐다. 1989년생인 그는 크로아티아가 1991년 유고슬라비아 연방에서 독립하면서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는 “20년 전 고향인 오미스로 돌아갈 수 있었다”면서 “나는 크로아티아인이고, 크로아티아 유니폼을 입고 있으며, 내 조국을 위해 뛰는 걸 꿈꿨고, 결승으로 가는 중요한 골을 넣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크로아티아 사상 첫 월드컵 결승에

1991년 유고슬라비아연방으로부터 독립한 크로아티아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 처음으로 지금의 나라 이름으로 본선 무대를 밟았다. 크로아티아는 당시 3위를 차지했지만 이후로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02년, 2006년, 2014년 대회 본선에 올랐지만 모두 조별리그에서 떨어졌다.

이번 대회 개막전만 해도 크로아티아의 결승 진출을 점치는 이는 거의 없었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아이슬란드와 함께 C조에 편성돼 16강 진출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평이 많았다. 하지만 C조 1위 후보였던 아르헨티나를 3-0으로 완파하는 등 파죽의 3연승으로 16강에 진출했다. 문제는 16강전부터였다. 16강전(덴마크), 8강전(러시아)에서 잇따라 승부차기 접전을 벌였다. 잉글랜드전에서도 전·후반 90분까지 승부를 내지 못해 연장전을 치렀다.

월드컵 사상 세 경기 연속 연장전 승부를 벌인 것은 1990년 잉글랜드 이후 올해 크로아티아가 두 번째였다. 당시 잉글랜드는 벨기에와 16강전, 카메룬과 8강전에서 연달아 연장전까지 치렀고 서독과 맞선 준결승에서는 승부차기 끝에 졌다. 따라서 월드컵에서 세 경기 연속 연장전을 치러 결승까지 오른 것은 올해 크로아티아가 처음이다.

유선태기자 youst@yeongnam.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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