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형 공유경제를 찾다 .1] 공유경제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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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연정기자
  • 2018-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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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시장 전세계 年 80% 급속성장…국내는 2012년부터 도입 러시

세계 공유경제의 대표 기업으로 손꼽히는 에어비앤비는 유휴자원을 활용한 사업을 통해 수백억달러의 경제적 가치를 내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홈페이지 캡처>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휩쓴 2008년, 부동산 가격이 뚝뚝 떨어지고 주식은 연일 하한가를 기록했다. 물가가 치솟았지만 소득은 오르지 않았다. 소유하는 것에 큰 의미가 없다는 인식이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때쯤 로렌스 레식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처음으로 쓴 ‘공유경제’라는 용어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출발했다. 사용하지 않는 차량·집·사무실 공간 등 유형 자산뿐만 아니라 사람의 경험·재능과 같은 무형 자산까지 소유가 아닌 공유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현재, 공유경제 시장은 연평균 80% 가까운 고속 성장을 기록했다. 세계 경제 흐름이 자본을 내세운 기업 중심에서 시민이 직접 경제적 가치를 생산·소비하는 형태로 확대되고 있는 것. 경제성장률이 전국 평균보다 크게 낮은 대구도 공유경제가 새로운 경제 활력요소로서 주목받고 있다. 이에 총 7편에 걸쳐 지역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국내외 사례를 통해 대구형 공유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우선 세계적인 흐름과 국내 공유경제 시장의 현황, 한계 등을 살펴본다.

◆2025년 368조원 성장 전망

공유경제를 생소하게 느끼는 이들도 ‘우버’와 ‘에어비앤비’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승객과 차량을 이어주는 플랫폼 서비스 우버는 2009년 ‘우버캡’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이후 급성장했다. 최근 미국의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투자분석업체 피치북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우버의 기업가치는 680억달러(73조4천억여원)에 달했다.

200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숙박공유기업 에어비앤비의 가치도 310억달러(33조4천억여원)에 이른다.

이들 기업과 함께 다양한 분야에서 공유경제가 확산되면서 세계 공유경제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세계 공유경제 시장 규모가 2015년 150억달러(16조4천억여원)에서 2025년 3천350억달러(368조1천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의 공유경제 성장세가 무섭다. 자전거·우산·보조배터리·농구공뿐만 아니라 세탁·장난감·헬스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유서비스를 시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코트라(KOTRA)는 중국의 공유경제 산업이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10%, 2025년까지 2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한 지붕 세대공감’ 정책
어르신 유휴 주거공간 활용
대학생 등 청년 주거문제 해결
부산, 육아용품 공유·음식나눔 등
다양한 형태 공유기업·단체 활동
광주·대전도 조례제정…확산 주력
공유분야 사무실·생활용품 등 확대



공유경제의 급속한 확산과 장밋빛 전망은 어디에서 기인할까.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공유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한 정책방향’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경제성장 둔화, 인구 노령화, 1인가구 증가 등으로 새로운 소득원과 공유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공유경제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필요성’이다. 저성장 시대 속에서 예전만큼 소득이 보장되지 않고 소비 여력이 줄어들다보니 기존의 자원을 재활용하거나 나누어 쓰고자 하는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

박상우 경북대 교수(경제통상학부)는 “일자리난과 적은 소득 탓에 주거공간과 차량을 함께 써야 하는 것이 청년층이 당면한 현실”이라며 “자원 절약과 환경 보호의 중요성이 대두된 것도 시민 주도적인 공유경제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배경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필요성에서 공유경제가 자연스럽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광역지자체 관련 조례 제정

글로벌 기업의 진출로 촉발된 국내 공유경제 시장은 숙박·교통수단에 이어 사무실·생활용품·전자제품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이미 서울·부산·광주·대전·경기 등 광역지자체들은 2012년부터 공유경제를 정책적으로 앞다퉈 도입하기 시작했다.

서울은 복지·환경·일자리 등 사회적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추가 자원 투입에 한계가 있고 개인 간 단절 및 소외현상이 심각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2년 ‘공유도시 서울’을 표방한 정책 추진에 나섰다. 그해 12월 공유 촉진 조례를 제정한 데 이어 공유촉진위원회 구성, 국내외 공유경제 소식을 제공하는 포털사이트 공유허브 구축, 공유서울 박람회 및 콘퍼런스 개최 등으로 공유활동을 촉진·지원해왔다.

서울의 ‘한 지붕 세대공감’은 어르신의 유휴 주거공간을 활용해 대학생 등 청년 주거문제를 해결하고, 청년은 어르신들에게 생활서비스를 제공해 노후생활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 이웃들과 공동 책장을 만들어 개인 소유의 책을 나눠 보는 공유서가나 일일이 구입해야 하는 망치·전동드릴·캠핑장비 등 생활용품을 공유하는 공구도서관을 구(區)가 나서서 운영하기도 한다.

부산도 2014년 공유경제 촉진 조례를 제정하면서 공유경제 기반 조성과 사업 발굴 지원, 시민 참여와 소통을 추진해왔다. 현재 부산경제진흥원에 공유경제정보센터를 설치해 공유경제에 관한 정보 및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그로 인해 코워킹(사무실 공유)·코리빙(주거 공유)뿐만 아니라 한복을 재가공, 리폼해 대여하거나 육아용품 공유, 음식나눔, 유휴공간을 활용한 미술교육 등 다양한 형태의 공유기업·단체가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외에 광주와 대전도 관련 조례를 제정해 공유문화 확산과 플랫폼 구축, 기업 지원 등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공유경제가 활성화되면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점차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기존 사업자와의 갈등, 낮은 신뢰와 그를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미비한 법제도 등이 그것이다. 택시 기사들이 우버 등 앱 기반 차량호출 시스템에 항의하며 파업에 돌입하거나 에어비앤비 등 숙박공유서비스에서 성폭행·몰카 사건 등도 최근 몇 년 새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김유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사회·문화적으로 대인관계에서의 낮은 신뢰수준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창의적 인재 개발교육 환경의 부재 등이 공유경제 성장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새로운 수요 대응과 기존 기업과 공생을 위한 합리적 법·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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