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미술을 즐길 줄 아는 아이로 키우려면?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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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09 07:50  |  수정 2018-07-09 08:48  |  발행일 2018-07-09 제17면
“유명작가 작품 따라 그리면 미술에 대한 감각 기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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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들이 직접 그린 그림을 가슴에 안고 누워 환하게 웃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제공>

미래교육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미술교육에 대한 관심이 새삼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가정에서는 학원을 보내는 것밖에 별다른 지도를 하지 못하고 있다. 미술을 통해 자녀의 예술적 잠재력을 끄집어내고 부모와 공감할 수 있는 미술 교육의 방법은 뭘까? 현직 교사에게 물었다.

Q. 미술수업은 어떤 시간인가요.

A: 책을 읽고 나서 주인공을 따라 그리는 아이, 엄마 아빠에게 선물하고 싶은 것을 그리는 아이, 담임 선생님의 모습을 그리는 아이 등 두려움보다는 즐거움이 묻어나는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우리 아이가 그린 작품이나 만든 작품을 선생님께서 피드백을 해주고 표현 능력이 향상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리 아이가 그린 작품이 교실 복도 어딘가에 전시되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리 아이가 그리거나 만든 작품을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특징살려 자신있게 표현하면 칭찬해줘야
부모와 작품 함께 얘기하면 이해 깊어져



Q. 아이가 그림을 잘 그린다고 생각하시나요.

A: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졸라맨’같이 유아적인 수준의 그림만 그리던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고 종합장에 물고기를 그리던 모습을 보고 담임 선생님께서 “우리 민지가 물고기를 정말 잘 그리는구나! 민지는 물고기를 제일 잘 그리는 것 같아”라고 격려하며 아이가 물고기를 잘 그린다고 인지하게 해줍니다. 이후로 아이가 물고기를 재미있게 열심히 그리는 모습이 기특했는지 학부모님께서 문자를 보내준 적도 있었습니다.

이후 아이가 다른 바다생물로 확장해 그림을 그리고 이제는 교내 미술작품 전시회를 반 친구들과 함께 열 수 있을 만큼 멋진 물고기를 그리고 있다면 그 아이는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사물을 보이는 대로 똑같이 그리는 그림만 잘 그린 그림이 아니라 아이가 그리고 싶어 하는 것을 그리고 그것의 특징을 잘 살려 자신감 있게 표현할 때, 작품을 완성도 있게 정성껏 색칠하고 마무리할 때 아이에게 “그림을 참 잘 그리는구나”라고 칭찬을 해주면 됩니다.

Q. 자녀의 작품을 보고 칭찬해 본 적이 있나요.

A: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고 합니다. 칭찬이 지속적이고 진정성 있다면 아이의 정서와 학습효과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자녀의 자율성을 중시하는 한 어머니는 “학교에 입학한 후 자녀가 꾸준히 주도적으로 하는 활동이 바로 ‘미술’입니다. 만들기, 그리기, 꾸미기 등 학교에서 했던 미술활동을 집에서 다시 해보면서 성취감과 즐거움을 느끼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 구체적인 칭찬이 절로 나옵니다”라고 말합니다.

칭찬에 대한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시는 어머니라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학생의 어머니는 자녀가 만든 미술작품을 보고 ‘우리 아이가 이렇게 독창적인 면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칭찬은 역시 아이들을 더 크게 하고 생각의 크기를 키워줍니다.

Q. 아이가 친구 그림을 모방해 그리는데 괜찮나요.

A: 로웬펠드의 미술발달 단계에 따르면 초등학생 고학년들은 ‘의사실기’에 해당돼 도식적인 표현에서 탈피해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묘사 및 율동적이고 장식적 표현을 즐길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저학년 학생들은 객관적으로 사물을 관찰하고 표현하기에는 아직 자기중심적인 성향이 강하고 표현능력도 부족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친구들의 작품 또는 유명한 작가의 작품을 보고 따라 그려보도록 하는 것도 미술에 대한 감각을 길러주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有)에서 새로운 유(有)를 창조하는 것도 참 괜찮은 방법으로 생각됩니다.

Q. 우리 아이의 작품을 사진으로 보관하면 도움이 될까요

A: 아이들의 작품 하나하나는 참 소중합니다. 아이들 작품을 교실에 게시해 주거나 포트폴리오 형식으로 개인 작품집을 만들어 가정으로 보내주는 것은 참 의미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SNS가 보편화되었고 가정에서도 개인 작품 파일을 오랫동안 보관해 두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학생들이 작품을 완성하면 휴대폰으로 바로 찍어서 학부모님들에게 사진으로 전송해드리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보면 부모로서 아이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는 시간이 되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나누게 되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Q. 우리 아이의 작품에 칭찬의 날개를 달아주는 또 다른 방법이 있을까요.

A: 자연을 좋아하는 학생의 어머니는 “우리 아이가 식물의 생김새, 모양, 촉감을 알아가면서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기에 주말이면 산으로 바다로 갑니다. 그곳에서 아이가 나뭇잎, 꽃, 조개껍데기 등을 보고 마음껏 그리기를 하도록 해주고 싶기 때문입니다”라고 방법을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이처럼 미술로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주십시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도움말=대구교육대부설초등 이지은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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