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은 없다’ 지역본사 프랜차이즈] 막창도둑

  • 이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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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07   |  발행일 2018-07-07 제12면   |  수정 2018-07-07
4년만에 전국 30여 가맹점…업종전환 점포 인테리어 재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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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창도둑은 깔끔한 맛을 강점으로 전국에 30여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막창도둑 복현점 외부 전경. <막창도둑 제공>

냄새가 진동하는 음식 또는 저렴한 음식들. 대구 이외 지역에서 ‘막창’에 대한 인식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 진출했던 대구발(發) 막창 브랜드들이 오래 버티지 못하고 우수수 되돌아온 이유이기도 하다. 대구에서만 10년 넘게 ‘막창도둑’을 운영해오고 있는 김병철 MD푸드시스템 대표(41)는 이 같은 인식을 꼭 바꾸고 싶다고 했다. 한번 찾기만 하면 어느 지역에서도 통할 깔끔한 맛이 막창도둑의 강점이라는 말도 했다. 그는 “아직 직원이 자신을 포함해 2명뿐이라 제품 생산과 품질·매장 관리, 메뉴 개발 등을 하려면 몸이 두 개라도 모자라지만, 한눈 팔지 않고 막창도둑에 올인해 지역 대표 막창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대표 15년 외식사업 노하우 바탕
꼼꼼한 품질관리·쉼없는 소스개발 연구
HACCP 인증 공장서 막창 수작업 손질
속까지 일일이 씻고 직화로 구워 잡내 제거
테스트서 호평 신메뉴 ‘불곱창’ 곧 출시
"가맹점 절반가량 가족이거나 지인 추천
믿고 권하는 브랜드…전국 전파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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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창도둑 복현점 내부. 이곳에서 자체개발 신메뉴의 테스트가 진행된다. <막창도둑 제공>


◆가족에게 권유할 수 있는 브랜드

김 대표는 11년 전인 2007년 수성구 신매동에 처음으로 ‘막창도둑’ 간판을 내걸고 장사를 시작했다. 외식업종에 관심이 많았고 무엇보다 음식을 좋아해 맛내는 일이라면 자신이 있었다. 호프가게 등 외식업종 경험을 쌓다 우연찮게 유행을 잘 타지 않고 대구에서 인기가 높은 막창을 접하게 됐다. 마침 당시 반야월 막창 등 대구를 중심으로 ‘막창 열풍’이 몰아쳤을 때다.

크지 않은 매장이었지만 큼지막한 도둑이 그려진 막창도둑 로고와 ‘오늘밤도/나는너를/유혹하지’ ‘어디갈까/고민말고/일단한번/들어와봐’ 등 개성있는 문구는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가게 이름을 왜 막창도둑으로 지었을까. 김 대표는 “별다른 뜻은 없다”며 “입에 착착 붙는 이름이고, 강렬한 인상을 줘 고객들이 기억하기 쉽고, 부르기 쉽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지었다”고 말했다.

그가 막창도둑으로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든 것은 4년전쯤이다. 김 대표는 “매장을 찾는 손님들이 다른 지역에 진출해보라는 추천을 많이 했다”면서 “막창의 맛을 다른 지역에도 전파시키고 싶었고, 어느 지역에서나 통할 것이라는 자신감도 있었다”고 말했다. 4년여간 빠르게 점포를 확장해 지금은 대구·경북에만 20여곳, 창원·대전·수원·용인 등 타 지역에 매장 10곳을 냈다. 희소성 있고 경쟁이 덜 치열한 덕분에 손님을 많이 끌어올 수 있었단다.

그가 자신있게 자신의 브랜드를 내세우는 것은 가족이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어서다. 누나 2명 모두 율하점·용인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가맹점주 중 절반 정도가 가족이나 지인의 추천을 받아 가맹점을 열게 됐다는 것. 그는 “가족들에게도 믿고 권유할 수 있는 브랜드”라며 “모든 가맹점주를 가족처럼 대하겠다는 마음가짐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폐업·업종전환 점주에 혜택

막창도둑의 막창은 다른 브랜드에 비해 막창 특유의 잡내가 없다. 동그란 막창을 일일이 자르고 펴서 속까지 깨끗하게 세척해서다. 기름진 부위도 최소화해 직화로 구워도 담백한 맛을 낸다. 이 같은 작업은 모두 HACCP 인증을 받은 공장에서 수작업으로 손질한다.

막창도둑의 메뉴들은 김 대표의 쉼없는 노력을 통해 빛을 봤다. 15년간 외식업종에 종사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본사 소스개발실에서 꾸준히 연구를 해오고 있다. 그는 “갖가지 재료를 넣어보고 괜찮으면 직영점인 복현점에서 테스트를 해본다. 최근 반응이 좋았던 ‘안지랑불곱창’도 곧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는 김 대표는 무엇보다 폐업이나 업종전환을 고려 중인 점주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기존 매장을 갖고 있는 이들이 인테리어나 집기 등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그는 “한번 더 도전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더 도움을 드리고 싶다”며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서 큰돈 드는 것을 최소화하려 한다. 수원점도 간판만 바꾸고 운영하는데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오는 12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리는 ‘대구·경북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에서도 이 같은 점을 적극 어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오픈하기 전 점주들의 마음가짐과 인성은 반드시 체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아무리 좋은 아이템이 있어도 불친절하면 손님들의 발길이 끊어지기 마련”이라며 “고객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올바르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분들이 좋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역 막창 브랜드들이 한창 생겼다가 주춤해지는 추세 속에서 느리지만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온 것 같다”며 “이제 대구에서 어느 정도 맛이 검증됐다는 생각으로, 타지역에 대구의 맛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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