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상호 관세 부과로 예상되는 우리나라의 수출 피해에 대한 정부와 민간의 인식차가 감지된다.
정부는 이번 관세만을 놓고 “수출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지만, 민간에서는 이미 미중 무역분쟁이 유럽연합(EU) 등 다른 시장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중이 서로 34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한 6일 업종별 단체와 우리 산업에 미칠 영향 등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산업연구원 분석에 근거해 “단기적으로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은 미중이 340억달러에 이어 예고한 대로 16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도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중·대미 수출이 총 3억3천만달러(약 3천7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미 수출 감소는 6천만달러로 2017년 대미 수출의 0.09%, 대중 수출 감소는 2억7천만달러로 2017년 대중 수출의 0.19% 수준이다.
반면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3월26일 보고서에서 미국이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해 미국의 대중 수입이 10% 감소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이 282억6천만달러(약 31조5천2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7년 대중 수출 규모의 19.9%에 달한다.
현대경제연구원도 대미 수출 피해는 1억달러 미만으로 추산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4월4일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분쟁이 25% 관세를 부과하는 선에서 봉합될 경우 우리나라의 총수출이 1억9천만달러(0.03%) 감소한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미중이 전면전에 돌입하고 EU가 가세해 미국·중국·EU의 관세가 10%포인트 인상될 경우, 수출이 367억달러(약 40조9천500억원·6.4%)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산업부는 미중 무역분쟁이 이번 관세로 그치지 않고 확산될 경우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통상 전문가들도 미중이 무역분쟁 강도를 높이고 여기에 EU 등 다른 주요 시장까지 가세하는 상황을 가장 걱정한다. 미중 수출길이 막힌 제품이 EU 등 다른 나라로 흘러들어 가면 결국 이들 국가도 무역장벽을 세울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의 철강 관세 이후 EU와 터키가 세이프가드 조사를 시작한 게 한 사례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걱정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미중이 서로 체면을 세우는 선에서 물러설 여지를 두지 않아 무역분쟁이 이 상태로 끝나지 않고 확산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관세 부과 품목이 워낙 많고 수출 경로가 다양해 정확한 피해 예측이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연합뉴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