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가 여중생 집단 성폭행...피해 여학생 사진 SNS 올려

“남자아이들이 범죄사실 자랑
딸은 최근 아파트서 자살시도
가해자측 사과한번 없다”주장
피해학생 부모가 청와대 청원
“재범 생각 들지 않도록 처벌을”

대구 한 여중생이 비슷한 또래에게 집단으로 성폭행을 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피해 학생의 부모는 “가해 학생들이 반성은커녕 잘못된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며 미성년자 성폭행 처벌 강화를 주장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진행 중이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A군(17) 등 6명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지난 4월6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군 등 6명은 지난 3월12일 B양(13)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A군 등은 B양의 사진을 찍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고, 폭행도 행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범인 A군은 구속돼 현재 대구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으며, C군(17) 등 2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또 만 14세 미만 ‘촉법소년’인 D군(13) 등은 소년법원에 송치돼 재판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형사처벌 기준 연령은 만 14세다.

B양의 부모는 성폭행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달라며 국민청원을 올렸다. 가해자 측으로부터 아무런 사과의 말도 듣지 못한 데다 2차피해까지 받고 있어서다. B양 부모는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사건이 있고 난 뒤로 또래 남자아이들이 자랑스럽게 ‘OOO를 우리가 성폭행했다’며 학교에 소문을 냈다. SNS에는 딸아이가 ‘남자애들을 꼬셔서 관계를 가졌다’는 허위사실까지 올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딸이 소년원에 있는 가해학생들의 여자친구에게 협박을 당하고 있다. 최근엔 아파트 15층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는 걸 발견하고 둘이 부둥켜안고 울었다”며 “피해자인 아이가 죄인처럼 숨어 지내야 하고, 가해자가 더 떳떳하고 자랑스럽게 생활하고 있다는 현실이 원망스럽다”고 했다.

현재 B양은 심리적인 이유로 학교를 그만둔 상태다. B양의 부모는 “사건 발생 이후 지금까지 가해자 측으로부터 아무런 사과를 받은 적이 없다”며 “가해자들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다시는 재범의 생각이 들지 않게, 특히 소년원에 있는 아이에게 더 강한 법의 심판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4일 게시된 이 청원글에는 2일 오후 5시30분 현재 6만8천여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한편 소년법 개정과 관련한 국민청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과 관련해 소년법 개정 국민청원이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바 있다. 당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사건별로, 당사자별로 사안이 다르기 때문에 ‘형사 미성년자 나이를 낮추면 해결된다’는 생각은 착오라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해 류준혁 대구가톨릭대 교수(경찰행정학과)는 “‘촉법 소년’ 연령을 만 12세로 하향해야 한다”며 “일부 소년범들은 자신들이 처벌 받지 않을 것을 알고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사회·제도적으로 범죄를 억제시키지 못한다면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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