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완화·비만관리 신개념 헬스케어 ‘큐로미’ 개발 中서 호평

  •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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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26 07:26  |  수정 2018-06-26 07:27  |  발행일 2018-06-26 제19면
■ 의료기기 전문업체 <주>대류
20180626
<주>대류가 개발한 가정용 저주파 미세전류 자극기는 복부, 발, 손에 저주파 전기로 자극해 근육을 수축 및 이완시켜 준다. 인체에 무해하고 최적화된 파동과 온열 요법을 이용, 혈액 순환 및 근육통 완화에 효과가 있다고 강 대표는 설명했다.

지난 22일 대구시 동구 율암로에서 만난 강태창 <주>대류 대표(53)는 전동휠 보드를 타고 있었다. 회사 내부로 들어서자 탁자에 놓여 있는 여러 대의 드론이 눈에 띄었다. 사무실 곳곳에는 전자회로 보드를 작업하던 흔적이 보였다. 강 대표는 “드론과 전동휠보드는 구매한 지 5년이 넘었다”며 “나이에 비해서는 얼리어답터(새로운 제품 정보를 다른 사람보다 먼저 접하고 구매하는 소비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강 대표는 엔지니어 출신 경영인이다. 다니던 회사에서 쌓은 기술을 토대로 의료기기 전문업체를 이끌고 있다. 기술개발에 매진한 덕분에 그가 설립한 회사는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대류는 2016년 스타기업 전 단계인 대구시 프리-스타기업으로 지정됐다.

엔지니어 출신 경영인 강태창 대표
스마트폰 배터리 검사장비 만들다
의료기기 도전 R&D 2년만에 결실
노화방지 의료용 LED 제품도 개발
中수출 발판 동남아시장 안착 목표
“업계 후발주자…기술력으로 승부수”


◆6개월간 급여도 주지 못한 에피소드

올해로 설립된 지 19년된 대류는 급성장한 기업이 아니다. 매출은 차근차근 높아졌고 사업도 조금씩 안정화됐다. 설립 첫해 매출 3억원으로 시작해 2010년 이후 20억~25억원 정도의 연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2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는 동안 매년 매출이 순차적으로 상승했다고 강태창 대표는 설명했다. 대류는 초창기에는 배터리검사장비 제조와 프로그래밍 등 엔지니어형 사업에 주력하다가 4년 전부터는 자체 브랜드를 내건 의료기기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2004년까지는 매출 구조가 불안했다. 기관이나 기업 등에서 필요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제공하는 사업만 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IMF 외환위기 여파가 가시지 않던 2000년 1월 대류를 설립했다. 사업체를 내기 전 다니던 직장은 기업의 전산 프로그램을 관리해주는 지역에서 꽤 유명한 업체였다. 지역대학 전산학과에서 컴퓨터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을 배운 그는 1987년 이곳에 입사해 10년간 다녔다. 이 회사에서 국내 최초로 진행하던 배터리검사 장비 개발 프로젝트를 이끄는 등 직장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인 그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1990년대 후반 들어 엑셀 등 사무용 프로그램이 패키지로 나오면서 프로그래머들이 설 자리가 부족해졌던 것. 강 대표는 1997년 자신의 사업을 꾸리기 위해 과감히 직장을 그만뒀다. 이후 2년간 지인과 동업하다 따로 사업체를 냈다. 대학과 직장다닐 때 쌓은 기술들을 사업화했다. 대구시 수성구 중동의 건물 2층 99㎡(30평) 사무실에서 직원 5명으로 시작했다. 지역병원에 전산화 프로그램을 만들어 납품하는 게 주된 일이었다.

창업한 이후 위기는 수시로 찾아왔다. 2002년 북구 원대오거리 198㎡(60평) 규모 사무실로 옮겼을 때의 일이다. 직원을 8명으로 늘렸는데 일감이 없어서 급여를 6개월 동안 제대로 주지 못했다. 월 급여의 30~40%만 지급했다.

2014년에는 매출이 반토막난 적도 있다. 지역에서 규모가 큰 기업에서 제품 개발의뢰를 받아 진행하다가 중단된 것이다. 상용화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뛰어든 사업인데 실패했다. 이밖에도 사업을 의뢰한 업체의 부도로 대금을 못 받을 때도 흔했다. 이때 그는 자체 브랜드 제품을 개발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소비자 대상 제품을 만들어야 마진은 적었지만 현금 유통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엔지니어형 사업은 특성상 꾸준한 매출이 없다. 일이 있을 때 있고 없을 땐 없다. 일이 없을 때마다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 부끄러운 과거다. 힘든 시기를 버텨준 직원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전기·전자 분야 기술력으로 의료기기 전문업체로 성장

대류의 살림살이가 나아진 것은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리튬 배터리의 수요가 늘면서다. 불안 요소가 많은 스마트폰 배터리의 상태를 확인하는 배터리 검사 장비의 주문이 크게 늘어났다. 강 대표는 “1980년대 리튬이온 배터리가 개발됐는데 상용화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스마트폰이 나온 이후 배터리의 크기가 줄어들면서 폭발 등의 문제가 불거지자 배터리 검사 장비가 반드시 필요해졌다”고 설명했다.

뜻밖의 기회도 찾아왔다. 2004년 대구테크노파크 벤처공장에 입주하게 된 것이다. 661㎡(200평) 규모 모바일센터 4층 전체를 대류의 공간으로 썼다. 4년 만인 2008년에는 991㎡(300평) 규모 대구TP 신기술특화센터로 옮겼다. 임차료가 저렴하고 입주기업을 위한 지원도 돼 대류로서는 행운이었다.

덕분에 대류는 2009년부터 의료 관련 연구개발(R&D)에 착수, 2년 만에 제품을 개발해냈다. 전기와 전자, 회로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경험을 토대로 자체기술로 의료기기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20억원을 들여 제작한 제품은 가정용 저주파 미세전류 자극기 ‘큐로미(CUROMI)’다. 인체 통증 부위의 통증을 완화시키고 비만 관리에도 도움을 주는 신개념 헬스케어 의료기기다. 기획부터 제어용 프로그램 제작까지 99% 대류의 기술로 만들었다. 이 제품은 중국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수출 규모가 커지자 2015년 7월 중국 현지에 판매 법인을 설립하는 등 선전 중이다. 이 제품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30%에 이른다.

이어 의료용 발광다이오드(LED)의 파장대별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제품도 개발했다. 의료용 LED는 여드름과 세포 재생, 피부 탄력 및 주름 개선, 노화 방지, 항염 효과 등 다양한 피부 개선 효과와 함께 혈관 확장 및 모낭 공급 혈액 증가로 탈모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계기로 2014년 12월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로 사옥을 이전했다. 1천983㎡(600평) 규모로 직원은 20여명으로 늘었다.

강 대표는 앞으로 수출 다변화를 꾀할 계획이다. 중국 수출을 발판으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등 동남아 시장에 안착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의료기기 전문업체로는 후발주자이지만 기술력으로 승부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의료기기는 대류의 제품으로 꼽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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