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 든 물로 분유 타고 밥 지어 먹었다니 충격”

  • 홍석천,노진실,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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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23 07:23  |  수정 2018-06-23 07:23  |  발행일 2018-06-23 제3면
■ 대구시민 격앙된 반응
“낙동강 이 지경인데 정상인가”
대구 수돗물 국민청원 3만여명
방출 의심 기업 즉각 조사해야

대구 수돗물에서 ‘과불화화합물’이 다량으로 검출되면서 시민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부 대형마트 등에서는 생수를 구입하려는 시민이 평소보다 크게 증가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SNS(사회관계망 서비스), 온라인 커뮤니티 공간 등을 통해 분노를 표출하고 즉각적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22일 오후 9시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대구 수돗물’과 관련해 총 60개의 청원글이 게재됐다. 가장 먼저 게시된 청원글은 오후 9시 현재 3만4천850명이 동의한 상태. 글쓴이는 “정수도 안 되고 끓여도 안 되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생활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물인데 낙동강 물이 이 지경이 되도록 뉴스에 보도조차 되지 않은 게 정상인가”라며 “이제까지 제 아기에게 발암물질로 분유 먹이고, 그 물로 밥을 지어 먹이고, 씻기고, 옷을 빨아 입히다니…. 생각만 해도 화가 치솟는다. 빠른 대안을 마련해 주시고, 대구시민이 알 수 있게, 전 국민이 알 수 있게 투명하게 밝혀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시민단체는 과불화화합물을 상수원에 배출하는 업체에 대한 철저한 민관합동조사와 원인규명을 촉구했다. 대구YMCA와 대구참여연대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구미산단에서 배출된 것으로 판단되는 과불화화합물은 몸속에 쌓여 생체독성을 유발,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된다. 고도정수처리도 불가능하며 끓여도 없어지지 않는다면 대구시민은 앞으로도 유해물질에 계속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환경부는 즉시 과불화화합물 방출 의심 지역의 기업에 대한 즉각적 조사를 통해 조업 중지를 명령해야 한다. 또 정확한 원인규명을 위한 민관합동조사단을 즉시 투입해 그 결과와 대책을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돗물에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밀집돼 있는 달서구 월성동 일대 슈퍼마켓에는 생수를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밀려드는 주부들로 인해 오후 4시 이전에 재고가 바닥났다고 밝힌 마트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를 맞아 팔려고 준비해 둔 PET병 생수가 하루만에 동이 났다”며 혀를 내둘렀다. 뒤늦게 생수를 구입하려고 찾았다가 매진 소식을 접한 주민은 인근 대형마트로 몰려가기도 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대구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안심하고 물을 먹고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고, 또 다른 이용자는 “앞으로 샤워할 때는 생수를 사서 해야 하나”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정의당 대구시당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사건은 대구시가 그간 취수원 이전에만 목을 매 정작 수질개선과 구미산단 등지의 오염물질에 대한 통제는 되레 소홀해 온 결과로 볼 수 있다”며 “대구시 관계자들은 외국의 기준치로 이 사건의 심각성을 호도할 것이 아니라 발빠르게 원인을 규명하고, 수습처리와 재발방지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4대강 사업의 폐지까지 반영한 낙동강의 수량확보와 수질개선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다시 진행돼야 한다. 아울러 낙동강 식수원을 사용하는 지방정부가 함께 모여 상생의 협의를 모아내는 것이야말로 안전한 식수를 담보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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