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벌써 탈락…위기의 아시아 축구 반전이 필요하다

  • 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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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23   |  발행일 2018-06-23 제2면   |  수정 2018-06-23
亞 5개국 2승 5패로 저조한 성적
한국 유효슈팅 0개 부진에 한몫
日·이란만 승리로 자존심 지켜

24일 자정에 열릴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한국-멕시코전을 앞두고, 한국 축구 팬들은 이미 화가 나있다. 지난 18일 예선 첫 경기에서 한국이 스웨덴에 0-1로 패한 것이 이유다. 여기다 한국은 이날 경기서 ‘유효슈팅 0개’를 기록할 만큼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대회에서 현재까지 유효슈팅이 ‘0개’인 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한국이 유이하다.

스웨덴전 전후로 한국 팬들을 화나게 한 다른 요인도 있다. 월드컵에 진출한 AFC 가맹국들의 선전 소식이다.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아시아 5개국(한국, 호주,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이란)의 지금까지 성적 합산은 2승5패다. 2연패를 당한 사우디아라비아가 가장 먼저 조별리그 탈락을 확정했고, 한국, 호주, 이란이 각각 패배의 쓴맛을 봤다. 하지만 이란(1승1패)은 첫 경기에서 승리했고, 일본(1승) 역시 첫 경기에서 승리(이란 모로코전 1-0승, 일본 콜롬비아전 2-1승)를 따내며 아시아 축구의 체면을 세웠다. 호주는 1무1패를 기록 중이지만 16일 프랑스와의 첫 경기에서는 대등한 경기를 펼친 끝에 아쉽게 패했고 21일 덴마크전에서도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경기 종반까지 투지로 맞서 결국 1-1 무승부를 가져왔다.

이란과 일본의 경기력은 한국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란은 16일 열린 모로코전에서 경기 막판 상대의 자책골 덕에 승리를 거머쥐었지만 ‘그저 행운이었다’고 치부할 수만은 없다. 20일 치른 스페인전에서는 강력한 우승후보를 상대로 주눅 들지 않는 플레이를 펼치며 선입견을 불식시켰다. 스페인 디에고 코스타의 행운의 골(이란 수비수의 무릎을 맞고 다시 코스타 발에 맞아 들어감)이 터지기 전까지는 탄탄한 수비를 선보이기도 했다. 후반 18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이란 에자톨리히가 터트린 골이 VAR 판독 끝에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뒤집히지 않았다면 경기 결과는 달라졌을 수도 있다. 일본은 더욱 놀라운 반전을 보여줬다. 일본은 19일 콜롬비아전에서 경기 초반에 페널티킥과 상대 선수의 퇴장이라는 행운을 동시에 맛봤다. 이로 인해 1-0으로 앞서갔지만, 수비축구로 전환한 콜롬비아에 프리킥골을 내주며 일격을 당했다. 일본은 특유의 패싱축구로 콜럼비아의 빈틈을 노렸고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골을 성공시키며 2-1로 승리했다.

라이벌 팀들의 선전이 한국 대표팀에 자극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축구전문가들은 멕시코전에서 한국이 패배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고, 팬들의 기대치도 떨어진 게 사실이다. 남은 멕시코와 독일전에서도 비록 승리는 어렵다고 해도 한국 대표팀은 이란과 일본, 그리고 호주가 펼쳐놓았던 ‘과정’을 보여줘야 한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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