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청 신도시 상가 썰렁…“공실률 최소 60% 이상”

  • 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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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22 07:34  |  수정 2018-06-22 09:58  |  발행일 2018-06-22 제8면
중심상업지구 빌딩 속속 완공
높은 임대료·분양가에 입점 늦어
일부 고층은 ‘렌트프리’도 등장
업계“하반기 거주인구 늘어 활기”
20180622
경북도청 신도시 내 건설된 한 대형 상가건물에 임대·매매를 알리는 광고 현수막이 가득하다.

경북도청 신도시가 아파트 완공·입주로 인구 증가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과 달리 대형 상업건물을 포함한 상가는 공실로 인한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20일 기자가 둘러본 도청신도시 상가는 1년 전과 비교해 입점이 상당수 이뤄졌으나 여전히 대부분 비어 있었다. ‘상가 매매·임대’를 알리는 부동산 광고만이 나붙어 있었다. A부동산사무소 관계자는 “도청 신도시 아파트 입주자가 늘면서 가격도 마이너스피에서 실분양가를 회복하는 것과 달리 상가시장은 아직도 썰렁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도청 신도시 내 중심상업지구에 7층 규모의 상가빌딩이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대부분 공실로 남아있다. 목이 좋은 1층에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문을 열고 있거나 높은 임대료·분양가를 감당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음식점과 카페 정도가 입점해 있을 뿐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신도시 상가의 점포 입점 수는 137개동 416개다. 이 가운데 대형상가는 26개동 203개, 일반상가는 30개동 112개, 개별점포는 81개동 101개다. 이 같은 수치는 전체 상가의 절반을 넘지 않는 것이다. 특히 동당 20개 이상 점포가 들어선 대형상가 건물의 공실률이 높다. 지역부동산 업계는 공실률을 최소 60% 이상으로 보고 있다.

중심상업지구에 상가빌딩이 건립되면서 1층 상가, 2·3층 주택 형태의 개별점포들이 더욱 침체를 겪고 있다. 경북도청 서문을 비롯해 주거지구에 들어선 이들 개별점포의 입점률은 크게 떨어진다. 그나마 도청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식당·부동산 업소가 입점률을 높이고 있다. 5월 현재 도청 신도시 내 상가 업종은 음식점 115곳, 중개업 68곳, 학원 52곳 등이다.

위축된 상가 시장은 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 도입과 미국발(發) 금리 인상 등 대출규제 강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 등 3중 악재로 더 얼어붙은 분위기다. 공실이 증가하면서 대형 상업건물 일부 고층 상가는 분양가보다 싼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 나오는가 하면 일정기간 임대료를 받지 않는 ‘렌트프리’도 등장했다.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나 렌트프리가 발생하는 것은 높은 분양가 및 임대료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1층 상가 분양가는 3.3㎡당 3천500만원대다. 인근 안동지역 상가 분양가격이 3.3㎡당 3천만원대인 것과 비교하면 500만원 정도 비싸다. 높은 가격에 분양받은 사람들이 수익을 내기 위해 임대료를 높게 책정하다 보니 입점 상가 구하기가 쉽지 않다. 실수요자보다 투자자가 많아 상권 활성화가 느린 것도 한 요인이다.

도청신도시 부동산업계는 상업시설 침체가 올해 정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금까지 입점한 업체들은 신도시 시장이 완전히 자리 잡지 않은 상태에서 입점해 고전을 면치 못하지만, 아파트 입주가 속속 이뤄지고 공무원을 제외한 실거주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C부동산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 건설 중인 대단위 아파트의 입주가 시작되면 현재 1만5천여명인 거주인구가 2만명대로 올라갈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점포 임대는 더욱 활기를 띨 것이다. 현재 아파트 전세가격이 회복되고 있는 것이 그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경북경찰청이 이달 중 이전해 오고 앞으로 유관기관과 민간기업 등이 들어서면 이 같은 문제는 차츰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글·사진=장석원기자 histor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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