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있는 고향 평양으로 보내달라” 눈물의 호소

  • 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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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22 07:28  |  수정 2018-06-22 07:28  |  발행일 2018-06-22 제6면
7년째 국내 체류 김련희씨
본인 北送 촉구 의견서
적십자사 대구지사에 전달
“가족이 있는 고향 평양으로 보내달라” 눈물의 호소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평양으로 꼭 돌아가고 싶습니다.” 남북적십자회담을 하루 앞둔 21일 ‘평양시민 김련희씨 송환 대구모임’은 중구 달성동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동북아 냉전체제 해체를 남북한이 주도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해선 사랑하는 가족을 만나겠다는 김련희씨의 요구가 이뤄져야 한다”며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북미회담으로 이어진 남북 화해 분위기를 김씨 송환문제 해결로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직접 마이크를 잡고 연단에 선 김련희씨(여·49·사진)는 고향으로 보내달라며 눈물을 보였다. 김씨는 2011년 신병 치료를 위해 중국 베이징으로 건너갔다가 탈북브로커에게 속아 7년째 국내에 체류하고 있다. 김씨는 “나는 남한 정부의 체제·권력 유지를 위해 분단의 아픔을 온몸으로 겪고 있다”며 “지난 1월 어머니의 눈이 멀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딸이 어머니를 만나고, 어머니가 딸을 보고 싶어 하는데도 대구지방검찰청은 여권 발급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적십자회담에서 8·15이산가족 상봉을 논의한다고 들었다. 그러나 이는 남한 정부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수십 년간 가족과 떨어진 그분들의 아픔을 이해한다면, 나 또한 가족을 만나볼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며 울먹였다.

2016년 결성된 김련희씨 송환 대구모임은 “김련희씨는 현대판 이산가족”이라며 “처음부터 북으로 송환을 요구한 김씨에게 현행법이 없다는 이유로 강제 억류하고 있다. 이 논리라면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한 문재인 대통령도 국가보안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조호규 사무처장을 만나 22일 열리는 적십자회담에서 김씨 송환 문제를 의제화할 것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전달했다.

이에 대해 조 사무처장은 “실무를 맡은 지 얼마 안 돼 이 사건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이 같은 의견을 본부에 잘 전달하겠다"며 “다만 이곳에서 의제를 결정할 수 없기 때문에 확답을 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2016년 4월 중국에서 집단 탈북한 북한식당 여종업원 12명과 함께 김씨를 8월 북한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월 이뤄진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이산가족상봉행사의 조건으로 여종업원들과 김씨의 송환을 요구한 바 있다.

글·사진=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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