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서 또 ‘묻지마 칼부림’…길가던 70대 할머니 다쳐

  •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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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21   |  발행일 2018-06-21 제9면   |  수정 2018-06-21
흉기 휘두른 20대 여성 구속
정신과 치료 이력…주민불안

[포항] 포항지역에서 ‘묻지마 칼부림’이 또다시 발생해 시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포항북부경찰서는 20일 길을 가던 70대 할머니를 흉기로 찌른 혐의로 A씨(여·25)를 구속했다. A씨는 지난 16일 오후 8시20분쯤 포항 남구 해도동 길거리에서 B씨(77)의 등을 흉기로 찔러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범행 직전 인근 마트에서 흉기를 훔쳐 나온 뒤 길을 가던 B씨를 따라가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또 A씨는 B씨와 일면식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정신과 치료를 받은 이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선 지난 9일 포항 남구 오천읍 한 약국에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40대 남성이 약사와 여성 종업원에게 흉기를 휘둘러 여성 종업원이 입원 엿새 만에 유명을 달리했다. 함께 있던 약사도 크게 다쳐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환청·환시에 사로잡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그는 정신분열증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퇴원 1년 만에 ‘묻지마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조현병은 ‘정신분열증’이라는 단어가 사회적 거부감을 일으킨다는 이유로 명칭이 바뀌게 된 것이다. 피해망상(과대망상)·환청·환각·정서적 둔감 등의 특징을 보이며 사회적 불안장애 증상(대인기피증, 사회공포증, 공황장애증상)을 유발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약물요법만으로도 조현병을 효과적으로 완화시켜 줄 수 있으며, 치료를 소홀히 하면 병이 재발하고 악화된다.

이에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치료·보호조치 확대 등 대책 마련(영남일보 2018년 6월16일자 8면 보도)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들의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들 범죄는 살인 등 흉악 범죄가 대부분이다. 이들에 대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이유”라면서 “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행정시스템이 하루 빨리 도입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항시민들도 “불특정인을 상대로 한 흉악 범죄가 포항에서 잇따라 발생해 너무나 불안하다.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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