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은 이숭인 선생 기리는 청휘당 중건 낙성식

  • 글·사진=이외식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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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20   |  발행일 2018-06-20 제14면   |  수정 2018-06-20
성주군수 등 700여명 참석
도은 이숭인 선생 기리는 청휘당 중건 낙성식
성주군 수륜면 도은기념관에서 김항곤 성주군수와 각급 기관단체장·유림 관계자·문중 대표들이 청휘당 중건 기념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한반도 서남쪽으로 길게 용틀임하는 소백산맥이 잉태한 해동의 명산 가야산을 품은 별고을 성주에서 고아한 선비의 기개로 올곧은 삶을 살다 간 도은(陶隱) 이숭인 선생의 유허지에서 선생의 사상과 학풍을 기리는 청휘당(晴暉堂) 중건 낙성식이 성대히 거행됐다. 지난 15일 김항곤 성주군수를 비롯해 유림 관계자·기관단체장·문중 종인 등 700여명이 낙성식에 참석, 선생의 일대기를 반추하면서 선양했다.

청휘당은 성주군 수륜면 신파리에 있으며 중국의 원·명 교체기인 1375년 이숭인 선생이 북원(北元) 사신을 돌려보내 배원친명(排元親明)을 주청하다 후환을 입어 이곳 성주로 유배되었을 때 창건했고 후학들을 강학(講學)했던 곳이다. 이후 600여년 세월의 풍상으로 퇴락된 것을 여러 차례 중건과 중수를 거쳐 현재에 이르렀고 이번에 특별히 40억원(국비 20억원, 도비 6억5천만원, 군비 13억5천만원)을 들여 중건한 것이다. 후손들의 성효금 3억5천만원은 부지 매입비와 준공기념비 등으로 사용됐다.

성주군은 역사 문화적 정체성 확보를 위한 충절 현창사업의 하나로 사업을 추진했다. 중건사업은 2014년부터 성주군과 성주이씨 후손이 중심이 된 도은 이숭인 선생 숭모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 이시웅)가 함께 했다. 청휘본당인 도은재(陶隱齋)를 비롯해 사당인 문충사(文忠祠), 신도비각 강당인 명의재·거경재와 관물루 등을 중건했고 도은기념관을 새로 건립했다. 더불어 일반인에게도 공개해 선생의 충절과 학문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가야산과 연계한 탐방코스로도 기여하게 된다.

성주군 관계자는 “앞으로 청휘당은 도은 이숭인 선생의 유허지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의 충절을 재조명하고 학덕을 계승할 수 있는 역사문화 체험 장소와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은 선생은 불사이군(不事二君)의 충절을 실행한 인물로, 성리학의 기초를 정립한 성리학의 대가다. 시문과 문장력이 탁월해 원·명 교체기에 복잡한 국제관계의 외교문서를 도맡아 작성했고 주옥같은 도은집(陶隱集)을 남겼으며 중국까지 문사를 떨쳤다.

조선 개국 후 1392년 정도전의 심복 황거정에 의해 44세에 죽임을 당했다. 도은시집의 칠언고시 명호도(鳴呼島) 끝부분에는 오늘의 현대인에게도 큰 울림을 주는 금석지언(金石之言) 같은 구절이 있다. ‘君不見(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古今多少輕薄兒(고금의 수많은 경박한 소인들이) 朝爲同袍暮仇敵(아침엔 친구였다가 저녁엔 원수 되는 것을)’.

글·사진=이외식 시민기자 2whysi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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