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대구은행장 내정자 운명 이번주 檢 수사결과가 가른다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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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19   |  발행일 2018-06-19 제18면   |  수정 2018-06-19
검찰 입건여부 결정 가능성
입건되면 본격 수사로 이어질 듯
의혹해소땐 취임수순 밟을 전망
20180619

김경룡 DGB대구은행장 내정자의 취임여부가 이번 주 중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경산시 금고유치와 담당 공무원 자녀 채용 의혹과의 연관성과 관련해 김 내정자를 조사 중인 검찰이 이번주 내로 입건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입건되면 김 내정자는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돼 본격 수사로 이어질 공산이 커진다. 행장 취임도 사실상 물 건너 가게 된다. 반면 연루 정도가 낮아 입건되지 않으면, 김 내정자는 뒤늦은 감은 있지만 제12대 은행장에 취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구은행 임직원들은 이번 주 내내 숨죽인 채 검찰 조사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대구은행과 지역 금융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일단 김 내정자의 은행장 취임여부는 일차적으로 검찰의 입건 여부에 달려있다.

당초 DGB금융그룹과 이사진은 김 내정자의 관련 의혹 해소의 판단 기준을 기소여부로 잡았다. 지난 4일 예정됐던 행장 취임식도 검찰의 기소여부 결정을 지켜보기로 하고 잠정 보류시켰다. 하지만 은행 안팎에선 채용비리와 연관된 사안의 엄중함과 금융사 CEO에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요구하는 최근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하면,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되는 단계인 입건여부 자체에 비중이 실릴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수사 속도로 봤을 때 기소여부 결정시점도 늦어질 것으로 보여 마냥 기다릴 수도 없는 형편이다.

다행히 입건되지 않으면 김 내정자는 이사회·임시주총을 거쳐 행장취임 수순을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사실상 의혹이 해명된 것으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은행 안팎에서 다소 부침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각종 의혹 등으로 혹독한 시련을 겪은 DGB가 새 출발하려는 타이밍이라는 점이 부각되면 불미스러운 사안에 관여된 것 자체를 문제삼을 수 있어서다. 하지만 입건되지 않을 경우 김 내정자도 나름 방어의 명분은 확보하게 된다. 결국 내부 잡음은 김 내정자 스스로 극복해야 할 사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 이번주 중 지검장 등 고위간부 인사를 앞둔 검찰이 김 내정자의 입건여부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놓을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DGB금융그룹과 대구은행 입장에선 금융당국의 눈치도 봐야 하는 상황이다. 오는 9월말까지 하이투자증권 인수작업을 완료해야 하는데, 금융당국이 인수 승인여부의 결정적 키를 쥐고 있다. 금융당국이 DGB금융 주력 계열사인 대구은행장 내정자가 연루된 사안 자체를 어떻게 볼 것이냐가 주요 관건이다. 검찰 수사결과를 토대로 판단을 할 것인지 아니면 CEO 적격성에 대해 별도의 잣대를 갖다댈지가 핵심이다.

지역 금융권 안팎에선 최악의 경우 당분간 김태오 회장이 은행장을 겸임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연말쯤 다시 행장 후계승계 절차를 밟고 내년 3월 정기주총 때 취임하는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 있다는 것. 김 내정자는 지난 12일 신임 김태오 회장의 조직쇄신 작업에 동참한다는 의미에서 지주 산하 자회사 고위임원 30명과 함께 사표를 제출해 놓은 상태다. 김 회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은행 관계자는 “지금은 특별히 언급할 것이 없다. 이번주 내에 발표될 검찰 수사 결과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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