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시대 자녀교육] 사교육비를 경감하려면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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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18 08:09  |  수정 2018-06-18 08:09  |  발행일 2018-06-18 제18면
[4차 산업혁명시대 자녀교육] 사교육비를 경감하려면 (5)

보여주기식 결과 위주의 학생에 대한 평가는 사교육비를 부추기는 주범이다. 특히 학교에서 수학심화반을 운영하거나 영재반을 운영할 때 아이들의 사고가 높아지고 협력하는 모습이 되도록 해야 하는데 처음 선발과정에서부터 선행하지 않으면 풀기 힘든 문제들을 제출하고 선생님도 선행학습에 의존해서 문제를 풀고 가르친다. 이런 선생님의 잘못된 지도행태와 부모의 욕심이 만나면 사교육비가 몇 배로 커지게 된다. ‘내 아이가 어느 반에 있는데’라는 보여주기식 마음이 자라면 부모의 잘난 체를 위해 자녀를 액세서리처럼 부모가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어 가려 한다.

이런 부모의 십중팔구는 학력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경우다. 부모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고 부모의 부족한 부분을 자식이 채워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부모 중에 경제적인 여력이 되는 부모가 사교육을 조장하게 된다.

사람은 사랑과 정성을 먹고 인내와 절제를 통해 성장한다. 아이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칭찬하고 격려해 주어야 하는데 차가운 감시의 눈빛을 보내고 시간내에 얼마나 했는지를 체크하게 되면 아이는 부모나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지 못하고 자신을 구속하고 속박하는 것 같은 차가움을 느끼게 된다.

흔히 부모는 학습에서 생긴 이런 부족한 따뜻함을 다른 것으로 충족시키려 애쓴다. 함께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가거나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사 주거나…. 그렇게 한다고 아이가 학습에서 오는 그런 구속감과 속박감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이런 부모의 마음은 은연중에 아이들이 눈치채면서 저항심이 생기고 공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생기면서 시간 때우기식으로 바뀌게 된다. 이런 아이들이 흔히 하는 모습은 공부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태만하게 하려 한다. 문제를 앞에 놓고 딴 생각을 하거나 멍 때리다가 누가 보는 것 같으면 하는 것처럼 한다. 얼마나 풀었는지 검사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무거나 긁적거려 놨다가 채점해서 틀렸다고 하면 다시 그 문제를 앞에 놓고 시간을 때우다가 아직도 안 됐냐고 물으면 하고 있는 중이라고 답하고 또 시간을 때운다.

아이는 이미 알고 있다. 자신이 시간을 때우고 있으면 나중에 선생님이 가르쳐 줄 거란 걸. 이런 마음가짐은 아이의 마음속에 가식의 나무가 자라도록 한다. 마음에 가식의 나무가 많이 자란 아이는 수학 문제를 풀 때 아는 문제를 일부러 틀린다. 그래야 다음에 시간을 때우더라도 그 문제의 답만 고치면 표가 나지 않을거니까. 이런 아이에게 심화사고문제를 주는 것은 절대로 피해야 한다. 이 아이는 생각을 하기보단 표 안나게 시간 때울 수 있는 아주 좋은 핑계거리를 받았기 때문에 더욱 많은 시간을 때울 수 있으니까. 이런 아이를 바르게 코칭하려면 부모의 마음부터 바꿔야 하고 가르치는 방식도 바꿔야 하며 아이에게는 문제 풀이 위주가 아닌 내용 위주의 공부를 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종오<광덕자기주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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