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伊·몰타 거부한 난민구조선 입항 허가

  • 입력 2018-06-13 00:00  |  수정 2018-06-13
600여명 태우고 리비아 떠나
지중해서 갈 곳 잃고 떠돌아

이탈리아와 몰타가 입항을 거부한 지중해상의 대규모 난민 구조선을 스페인 정부가 받아들이기로 했다.

스페인 정부는 11일(현지시각) 페드로 산체스 총리 명의의 성명을 내고 “인도주의적 재앙을 피해 사람들에게 안전한 항구를 확보해주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면서 난민선 ‘아쿠아리우스’의 입항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산체스 총리는 스페인 동부 발렌시아항에 아쿠아리우스호를 수용하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이 배는 현재 몰타에서는 27해리(1해리는 약 1천852m), 이탈리아에서는 35해리 떨어진 해상에 위치해 있어, 몰타와 이탈리아까지는 수 시간이면 닿는 반면, 스페인 발렌시아까지는 사흘가량 항해해야 한다.

아쿠아리우스호는 국제 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MSF)와 SOS 메디테라네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난민 구조선으로, 현재 아프리카의 출신 123명의 미성년자와 11명의 어린이, 7명의 임부 등 629명이 타고 있다.

리비아를 떠나 유럽 대륙으로 향하던 이 배는 이탈리아와 이탈리아 남쪽의 섬나라 몰타가 입항을 모두 거부하면서 지중해상에서 갈 곳 없이 떠도는 신세였다. 이에 국제기구와 독일 정부는 아쿠아리우스호의 입항 허가를 촉구했다.

앞서 슈테펜 자이베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난민구조선의 상황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서 “모든 정부가 인도주의적으로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요구한다"고 말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도 앞서 이날 성명을 내고 “관련 국가들이 지중해상의 이 선박에서 사람들이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탈리아와 몰타에 상륙 허가를 촉구하기도 했다.

최근 취임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의 난민선 입항 결정은 이탈리아뿐 아니라 난민 문제에서 다소 폐쇄적인 태도를 보여온 스페인의 전임 우파정부와도 차별화된다. 스페인 사회당은 부패 스캔들에 휩싸인 국민당 정부를 지난 1일 의회 표결로 실각시킨 뒤 집권했다.

한편, 천덕꾸러기 신세이던 아쿠아리우스호를 받아들이겠다는 스페인 정부의 발표에 이탈리아와 몰타 정부는 즉각 사의를 표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스페인의 이번 결정은 난민 문제에 홀로 대처하다시피 해온 이탈리아에 연대를 표명하는 것이라고 반기며 “이제 유럽연합(EU)의 난민규정을 모두에게 공평하도록 손볼 때"라고 지적했다.

조지프 무스카트 몰타 총리는 이탈리아와 몰타 사이의 분쟁에 해법을 제시한 것에 대해 산체스 스페인 총리에게 감사를 전하면서도 “이탈리아는 국제 규정을 위반하고 갈등을 야기했다"고 이탈리아를 비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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