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잘 될 것이라 생각” 낙관론 띄우는 트럼프

  • 박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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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12   |  발행일 2018-06-12 제3면   |  수정 2018-06-12
‘싱가포르 핵담판’ 하루 전날 분위기
20180612
트럼프 깜짝 생일파티//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오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 이스타나궁에서 열린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의 확대정상회담에서 싱가포르 측이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을 맞아(6월14일) 준비한 케이크의 촛불을 불고 있다. 연합뉴스

북미정상회담이란 세기의 담판은 일단 낙관적 분위기에 무게감이 있다.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에 맞서 북한의 체제보장 요구가 부딪치고 있지만 회담 하루 전까지 나온 이런저런 반응으로 보면 서로 판을 깰 조짐은 없어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의 2시간가량 오찬 회담에서 사상 첫 북미회담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여러분도 알다시피 우리는 내일 아주 흥미로운 회담을 하게 된다. 아주 잘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서는 “싱가포르에 있어서 좋다, 흥분의 분위기!"라고 적기도 했다.

전날 싱가포르에 도착한 후에는 장시간의 비행과 72세 고령의 체력 탓인지 피곤해 보인 상황에서도 북미정상회담 전망을 묻는 기자들에게 “아주 좋다(very good)"고 답했다.


트럼프, 리셴룽 총리와 회담서
협상 성공 기대감 공개적 표명
北 노동신문 “조선반도 비핵화”
백악관 측, 긍정적인 신호 평가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낙관주의가 깃든 발언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회담을 코앞에 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 간 막판 조율의 분위기가 나쁘지 않음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가능하다.

북측도 일단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북한 매체들은 11일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 방문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북한 매체가 최고지도자 김 위원장의 ‘미래 동선’, 그것도 국내를 벗어난 해외 체류 일정을 예고성으로 보도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김 위원장의 최근 두 차례 중국 방문 시에는 평양으로 귀환한 뒤 보도가 이뤄졌다. 이는 ‘평양을 며칠 비워도 문제가 없다’는 김 위원장이 권력 장악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북미정상회담에서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이 김정은 위원장을 배웅하며 “조미 두 나라 사이의 첫 수뇌 상봉과 회담에서 훌륭한 성과를 거두시고 부디 안녕히 돌아오시기를 충심으로 축원했다"고 보도한 점도 눈길을 끈다. 다만 일부에선 북한은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어떤 결론이 나오든 이를 ‘훌륭한 성과’로 포장할 것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물론 막판 실무진 협상에서는 여전히 합의가 되지 않은 ‘빈칸이 많이 남아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폼페이오 장관도 성명에서 “오늘 아침 북한과의 협상을 포함해 지금까지 실질적이고 세부적인 회의를 했다"며 “미국의 입장은 여전히 명확하고, 변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협상이 팽팽하다는 의미다.

북한의 의도는 분명하다. 미국이 인정하는 북한 체제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달라진 시대적 환경에 맞게 새로운 북미관계를 수립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미국을 향해 북한의 자주권 인정을 촉구했다.

물론 노동신문은 이날 1면 기사에서 북미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해 “조선반도(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문제, 조선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문제들을 비롯하여 공동의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해 폭넓고 심도 있는 의견이 교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날 싱가포르 미디어 센터에서 노동신문이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라고 보도한 것에 대해 논평 요청을 받고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미국이 강력히 요구하는 ‘비핵화’를 북미회담 의제라고 북한 매체에서 분명히 한 것은 그만큼 두 정상의 ‘핵 담판’에 대한 전망이 밝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또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 방문 소식을 비교적 상세히 전한 것과 관련해 “낙관론의 원천"(source for optimism)이라고 평했다.

박재일기자 park1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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