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의 테니스 여제’ 시모나 할레프 佛오픈 우승

  • 입력 2018-06-11 00:00  |  수정 2018-06-11
‘무관의 테니스 여제’ 시모나 할레프 佛오픈 우승

“시모나! 시모나!”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결승전이 열린 9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필리프 샤트리에 코트를 가득 메운 1만5천여 팬들이 한 선수의 이름을 계속 연호했다. 바로 세계 랭킹 1위 시모나 할레프(루마니아·사진)였다. 대개 약자를 응원하기 마련인 팬들이 세계 1위 선수에게 일방적인 응원을 보낸 것은 바로 할레프가 세계 1위면서도 메이저 대회 우승 경력이 없는 ‘무관의 여제’였기 때문이다.

이런 사연을 잘 알고 있던 프랑스 팬들은 경기 초반부터 할레프의 이름을 연호하며 그가 올해만큼은 메이저 대회 정상에 서기를 응원했다. 게다가 상대인 스티븐스는 이미 지난해 US오픈에서 우승을 한 차례 했던 선수라는 점도 참작이 됐을 것이다. 작년 결승과는 반대로 할레프는 1세트를 먼저 내주고, 2세트에서도 게임스코어 0-2까지 끌려갔으나 팬들의 응원 덕인지 이때부터 대반격에 나섰다. 연달아 네 게임을 따내 4-2로 달아났고 다시 4-4 동점을 허용했으나 이후 두 게임을 내리 가져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팽팽한 힘겨루기에서 우위를 보인 할레프는 3세트에서는 게임스코어 5-0으로 훌쩍 달아나며 꿈에 그리던 메이저 우승의 영예를 누렸다.

사실 세계 1위 할레프의 메이저 우승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다. 168㎝의 키는 세계 랭킹 10위 이내 선수들 가운데 최단신이다. 10위 이내 선수 가운데 180㎝가 넘는 선수가 3명이고 나머지도 대부분 170㎝ 후반이다. 그렇다고 파워가 뛰어난 선수도 아니다. 결승전 서브 최고 시속이 175㎞ 정도로, 190㎞를 넘기는 빅 히터들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대신 작은 키를 빠른 스피드로 보완해 특히 리턴 게임에 강세를 보이는 것이 할레프의 장점이다.

지난해 10월 처음 세계 1위가 된 할레프는 당시 인터뷰에서 “세계 1위가 되고 처음으로 코트에서 눈물을 보인 것 같다”며 “내일부터 다음 목표인 그랜드 슬램 우승을 위해 다시 시작하겠다”고 다짐했었다. 사람들은 그래서 할레프가 메이저에서 우승하면 눈물을 펑펑 흘릴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뜻밖에 할레프는 시상식 내내 방긋방긋 웃으며 생애 최고의 날을 마음껏 즐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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