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과 책상사이] 연습과 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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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11 08:01  |  수정 2018-06-11 08:01  |  발행일 2018-06-11 제18면
[밥상과 책상사이] 연습과 실전

“선생님, 아이가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이후 밥도 제대로 먹지 않고, 잠도 못 자며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이번 성적으로는 가고 싶은 대학에 갈 수 없으니, 올해는 부족한 수학을 집중적으로 보충하고 내년에 승부를 걸어 보겠다고 합니다.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저러고 있으니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바라보는 엄마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 본인은 오죽하겠나 싶습니다. 평소에는 그렇게 성적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번 시험을 특히 망쳤네요. 선생님, 모평 성적이 실제 수능 성적과 비슷하다고 말하는데 정말 그런지도 궁금합니다. 아이를 도와 다시 공부하게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겠습니까?” 모의평가 후 어느 엄마의 하소연이다.

평가원 모의고사는 수능 점수를 예측할 수 있는 신뢰도 높은 잣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평가원 모의고사도 다른 모의고사와 마찬가지로 연습으로 치는 시험이다. 이번 시험 성적이 좋지 않다고 해서 낙담하거나 포기해서는 안 된다. 6월 모평에서 받은 등급을 11월 실제 수능에서 그대로 받을 확률은 35% 전후라는 조사도 있다. 지금부터의 공부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수험생들은 6월 모평을 통해 올해 수능시험의 난이도, 방송교재 반영방법, 신유형 문제 등을 미리 경험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6월 모평 성적이 안 좋다고 해서 예측 가능성이 낮은 수시모집에 지나치게 집착해 기말시험과 수능 시험 대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수험생들은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지금부터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며 무엇보다도 마음이 조급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입시 격언에 ‘여름을 이기는 자가 최후에 승리한다’는 말이 있다. 6월 모평 이후부터 기말시험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차분하게 공부하는 학생이 여름 방학 때 더 열심히 공부하며 학습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시험 후에는 결과보다 시험 준비 과정과 시험 칠 때의 심적 상황을 되짚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6월 모평에서 기대만큼 시험을 잘 친 학생은 “이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방심하지 말고 더욱 열심히 공부하자”고 생각하며 거듭 확인하고 다져나가는 공부를 해야 한다.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은 학생은 “내가 잘 모르는 것들을 미리 파악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지금부터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충하여 11월 수능 시험은 잘 쳐야겠다”고 다짐하며 서두르지 말고 기초부터 차근차근 쌓아나가는 공부를 해야 한다. 해마다 6월 모평을 못 쳤다고 좌절해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지 않아 실패하는 학생이 엄청나게 많다.

남은 다섯 달 동안 상전벽해의 대변화가 여러 차례 일어날 수 있다. 변화의 가능성을 굳게 믿으며 자신감을 가지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결의를 다지자. 연습으로 치는 모의고사 때문에 실제 수능을 망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승부는 지금부터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을 기억하며 툭 털고 다시 시작하자.

윤일현<지성교육문화센터이사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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