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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호 기자의 푸드 블로그] 레드피아노(Red p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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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춘호기자
  • 2018-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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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음악과 70여가지 퓨전 양식 ‘오감 만족’

가격 대비 만족도 높고 살점이 야문 랍스터.
지난 5월 2일 레드피아노에서 열린 정상급 바리톤 고성현의 공연 모습.
화덕에서 수제 방식으로 만들어 낸 마르게리타 피자.
대구는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이에 따라 살롱음악(하우스콘서트) 전문 레스토랑에 대한 이목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지역의 경우 국립오페라단 출신인 테너 임제진씨가 2006년 경북대 북문 앞에서 오픈한 이탈리아 레스토랑 ‘오 솔레’가 살롱음악회의 신지평을 연다. 임씨는 이후 수성못 옆 이탈리아 레스토랑인 ‘오띠모’에서 2016년까지 음악회를 열어오다가 그만뒀다. 유학 중 오너셰프로 터닝한 테너 출신 김학진씨가 범물성당 근처에서 연 ‘까를로’(현재 수성못 근처로 이전)도 살롱음악회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6월 중구 대봉동 골목길에서 제1회 방천골목오페라축제를 총기획했던 김상환 전 일신학원 이사장. 그는 실력파 오너셰프 윤경수씨와 손을 잡고 2015년 수성구 들안길에서 ‘12 Kitchen’을 오픈하면서 살롱음악회를 부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하지만 출연료 등으로 인해 적극적으로 음악회를 유치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2016년 12월. 수성아트피아 서쪽 초입에 살롱음악 전문 레스토랑 하나가 들어선다. 1층 홀 정면 왼쪽에 직접 주문제작한 육감적인 빨강 야마하 레드피아노가 놓여 있다. 그래서 상호도 ‘레드피아노(Red piano)’. 고급사교문화에 공연이 얼마나 중요한 구실을 하는가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골든브릿지가족 금윤식 회장이 적잖은 투자를 통해 이 공간을 우아하게 리모델링했다.

대구 하우스콘서트 전문 레스토랑
주문 제작한 레드피아노 강렬한 인상
정상급 바리톤 고성현 섭외 만원사례
매주 명사음악회 계획…적극적 붐업
식사·공연 소비자층 얇아 어려움도

음악 못지않은 메뉴라인
실력파 주방 멤버 7명이 메뉴 핸들링
제철 식재료 사용 신선도 관리에 만전
셀러 2대에 와인리스트 130여종 달해
랍스터 회와 함께 구운 다릿살 인기


◆ 살롱음악 전문 레드피아노

국제 메디시티로 지정된 대구. 하지만 아직 상당수는 1인분 10만원짜리 풀코스 메뉴에 주눅이 든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시도되는 레스토랑 상설 음악회. 너무나 많은 무리수가 따를 수밖에 없다. 막상 그런 레스토랑을 열어보지만 한두 번 공연하다간 곧장 ‘개점휴업’. 하지만 금씨는 그럴수록 도전해보고 싶었다. 제대로 된 17~18세기 유럽 귀족풍 살롱급 레스토랑을 구축해보고 싶었던 것. 일단 정상급 공연부터 유치한다. 레드피아노의 첫 공연은 계명대 음악공연예술대학 교수이자 정상급 소프라노 강혜정이 맡았다. 얼마 전에는 정상급 바리톤 고성현을 불렀다. ‘어떻게 고성현이가….’ 다들 믿지 못했다. 디너음악회는 만원 사례였다. 고성현은 레드피아노 측에 각별한 맘을 전했다. “전국을 통틀어 상설적으로 음악회를 여는 곳은 모르긴 해도 레드피아노가 유일한 것 같네요. 명소 살롱음악회이니 지역민이 더 아끼고 사랑해줘야 우리 같은 사람들도 365일 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

또한 1층은 클래식, 2층은 재즈, 3층은 파퓰러뮤직. 처음에는 365일 상설공연체제였다. 1년에 A급 연주자는 2회, 월 1회는 B급, 매주 한 번은 C급, 필요할 때마다 피아노, 플루트, 바이올린 등 악기별 전공자를 불렀다. 첫달 공연비는 무려 3천만원. 그리고 지금껏 700여회 공연을 했다.

레드피아노는 시행착오를 겪었다. 일단 출연료 대비 매출이 안 올랐다. 유럽에 가봤다. 라이브 공연은 필수적이었고 일상적이었다. 테이블 1~2개만 있어도 공연이 이어진다. 출연료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했다. 일단 이런 공간을 차려놓으면 많은 사람이 올 것이라는 건 혼자만의 생각이었다. 전문 공연장이 아니라 레스토랑에 와서 식사를 하고 공연도 감상할 수 있는 소비자층이 너무 얇았다. 유럽과 우리는 문화가 달랐다. 또한 SNS마케팅도 젊은 층한테는 먹히지만 살롱음악회 마니아는 의외로 SNS에 둔감했다. 모든 조건을 맞출 수 있는 접점 찾기가 너무 어려웠다.

◆ 레드피아노의 메뉴 관리

디너쇼의 경우 손님이 먹을 음식이 뭔지를 예약받듯 미리 알아둬야 한다. 그래야 공연과 식사가 잘 매칭된다. 예상과 달리 일반 테이블 매출은 별로였다. 가령 3명이 와도 다들 가격 때문에 풀코스는 거의 시키지 않는다. 그냥 스테이크, 파스타, 피자 등을 시켜놓고 함께 나눠 먹는다. 업주 입장에선 죽을 맛이다.

아무튼 레드피아노는 소규모 테이블 중심 판매에서 중규모 단체행사 중심으로 경영의 축을 이동시켰다. 음식도 처음에는 이탈리아 메뉴를 냈는데 그걸 선호하는 층이 무척 얇았다. 단체를 겨냥하려면 양식 메뉴가 다양해져야 한다. 정통스타일보다 퓨전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 현재 70여가지 메뉴를 핸들링한다.

주방 멤버는 모두 7명. 주방장 이성우는 서울 강남 ‘노리타가든’, COEX ‘삐에뜨루’, 신촌의 ‘테스’를 거친 뒤 독립해 서울 이대 앞과 수성구 지산동 ‘페스토’에서 다년간 오너셰프로 활동한 실력파.

공연레스토랑이라 해서 음식이 부실하면 직격탄을 맞는다. 그럴수록 더 식재료의 신선도와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된다. 일단 자연산과 즉석요리를 추구한다. 양식당의 기본육수 격인 ‘스톡(Stock)’도 2~3일 수제 방식으로 사골육수처럼 뽑아낸다. 자연 경영진과 셰프가 자주 갈등을 빚었다. 금씨는 “대충, 그리고 편하게 만드는 메뉴에 만족한다면 나와 함께할 수 없다”고 자기 원칙을 분명히 전했다.

주방만 봐선 안 된다. 세상의 푸드 트렌드도 정확하게 읽고 그걸 음식에 반영시켜야 된다. 재고 관리도 중요하다. 냉동은 가급적 멀리한다. 매일 장에 가서 직접 구입해 온 제철 식재료를 따라갈 수 없다.

수프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양송이수프 같은 고만고만한 수프에서 느껴지는 부드럽고 매끄러운 맛이 아니다. 국산 통감자와 마를 이용해 끓여냈다. 꼭 ‘미음’ 같다. 수프가 이렇게 심플해도 되나? 젊은 층은 다들 조미료에 의해 조장된 감칠맛에 중독돼 있다. 그래서 이 집 수프가 다소 밋밋할 수 있다. 그럼 지배인은 그들에게 이렇게 말해준다. “자연에 가까울수록 무미에 가깝죠. 너무 알록달록한 맛은 자연에서 먼 맛이고 그럼 결국 건강을 해칠 수도 있습니다.”

◆ 와인 리스트 풍부한 레드피아노

샐러드에도 반드시 제철 식재료가 올라가도록 한다. 요즘은 오디(뽕나무 열매)와 버찌를 전면에 내세운다. 이 재료는 전부 금회장의 정원에서 수확한 것이다. 맛도 있어야 하지만 그보다 먹음직스러워야 한다. 색깔과 모양을 잘 잡아야 된다. 접시도 맛있는 플레이팅에 중요한 변수가 된다. 식기는 전부 아이보리 톤이다. 대신 메뉴별 모양은 각기 다르다. 또한 엄지손가락 한 마디 크기만 한 허브 잎도 메뉴마다 하나씩 살짝 볼터치 하듯 상큼하게 올려준다.

무엇보다 레드피아노는 와인 리스트가 풍부하다. 지역 와인바가 다 죽어가고 있는 걸 감안하면 다행이 아닐 수 없다. 2대의 셀러에 130여종의 와인이 누워 있다. 매주 화요일 와인아카데미가 진행된다.

스테이크는 가스와 숯불직화를 겸해 굽는다. 곁들임 음식인 가니시로 발사믹식초에 졸인 양파, 그릴에 구운 새송이와 애호박 등을 깐다.

요즘 이 집 랍스터가 화제다. 다른 집보다 몸집이 작지만 알차게 나온다. 무게는 600~650g, 그런데도 네 점의 회와 함께 구운 다릿살을 먹을 수 있다. 여긴 살이 꽉 찬 걸 사용하기 때문에 회가 가능한 것이다. 후식빵은 로즈메리허브빵. 국산 통밀가루, 그리고 독일산 베이킹믹스 곡물밀가루를 섞어 사용한다. 물론 이것도 수제. 피자 굽는 화덕도 마련돼 있다. 1천원 추가하면 핸드드립 커피를 후식으로 먹을 수 있다. 격을 위해 머그잔을 내지 않는다. 아메리카노 스타일도 멀리한다. 영국 명품 테이블웨어 브랜드인 로열알버트 커피잔에 커피가 담긴다.

◆ 향후 명사음악회 활성화할 터

사실 음악인들이 손님으로 많이 모이면 살롱음악회가 활성화될 것 같은데 실은 그렇지 않다. 일반인들이 멀어질 수 있다. 자칫 여기가 ‘맛집’으로 전락되지 않도록 매 순간 공연에 무게 중심을 둔다.

향후 이 공간을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 매주 수요일 명사음악회를 적극적으로 붐업시킬 계획이다. 음악을 좋아하는 전국적 지명도를 가진 유명인은 물론 지역 명사까지 초대해 음악회를 열 작정이다. 이 밖에 디너쇼 형태의 칠순연, 음악이 있는 돌잔치도 병행한다. 또한 박범철, 이영석, 최덕술, 이상민, 송민태, 이이춘, 박영식 등 지역의 유명 성악인이 꾸려가는 가곡교실 회원과도 윈윈라인을 구축할 모양이다. 스테이크 풀코스는 1인분 7만원, 랍스터 풀코스는 6만원. 수성구 무학로 166. (053)767-3000

글·사진=이춘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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