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남성 전립선비대증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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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05 07:52  |  수정 2018-06-05 07:54  |  발행일 2018-06-05 제20면
전립선비대증 환자 겨울보다 여름에 더 많이 발생한다
20180605

전립선은 남성에서 방광 바로 아래에 위치해 요도를 둘러싸고 있는 호두와 비슷한 크기(20㏄)의 장기다. 이런 전립선은 정액을 만드는 역할을 도우며, 소변과 정액이 요도로 배출되는 교차로 역할을 하므로, 이곳에 문제가 생기면 소변 볼 때와 정액을 배출할 때 불편을 느끼게 되어 삶의 질이 매우 나빠지게 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노인 인구의 증가와 식생활의 서구화로 전립선에 불편을 호소하는 남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냉음료·맥주 등 갈증해소 위한 다량의 수분섭취 원인
오래 방치하면 수술해도 온전한 방광기능 회복 어려워
경미한 증상땐 좌욕·식이요법·생활습관 개선으로 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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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전립선비대증에 의한 배뇨장애는 여름철보다 추운 겨울에 더 많이 발생하곤 했다. 추운 날씨로 인해 전립선의 요도괄약근이 자극돼 방광을 위축시켜 배뇨장애를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엔 특이하게도 여름철에 전립선비대증 환자가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6~2017년 중 7월과 8월 전립선비대증 환자가 각각 71만명과 75만명으로, 1월과 2월의 70만명, 74만명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름철 무더운 날씨로 인해 외부활동을 줄이고, 냉방이 유지되는 실내에서 장시간 생활하면서 체온이 낮아져 배뇨장애가 증가하는 것이다.

또 7월과 8월에는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탄산음료나 냉음료, 아이스크림이나 맥주 등을 통한 수분 섭취가 많아지는 것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 중에서도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은 이뇨작용을 활발하게 해 잦은 배뇨를 유발한다. 알코올도 방광의 자극 및 팽창, 전립선의 수축을 심하게 해 전립선비대증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전립선비대증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다른 만성 질환과 마찬가지로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전립선은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육류 섭취의 증가는 우리 몸의 남성호르몬과 성장인자에 영향을 줘 전립선의 크기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립선비대증으로 유발되는 증상은 크게 요도가 전립선에 눌려서 생기는 폐색증상(소변 보는데 곤란을 겪음)과 이로 인해 이차적으로 방광이 자극돼 생기는 방광자극증상(소변이 너무 자주 마려워짐) 두 가지로 나눠진다.

전립선이 커지면 요도를 압박해 요도가 좁아져 소변 줄기가 가늘고 약해지는 폐색증상이 생긴다. 여기에는 한참 기다려야 소변이 나오는 지연뇨, 소변 줄기가 중간에 끊어졌다 다시 나오는 간헐뇨, 배에 힘을 줘야 소변이 나오는 복압배뇨 등의 증상이 해당된다.

또한 전립선비대증이 지속되면 방광자극증상도 나타나게 된다. 여기에는 잔뇨감, 빈뇨, 잠자는 동안 한번 이상 소변을 보기 위해 일어나는 야간뇨,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고 곧 싸버릴 것 같은 급박뇨, 소변볼 때 배가 아픈 배뇨통 등의 증상이 해당된다.

이러한 전립선비대증이 오래 지속되면 소변을 전혀 볼 수 없는 요폐 상태가 된다. 특히 음주에 의한 과도한 방광 팽창, 감기약(콧물약) 복용, 갑작스러운 기온의 하강, 통증, 스트레스 등이 있을 때 급성요폐가 발생하며, 전립선비대증을 오래 방치하면 방광 근육에 손상이 생겨 전립선 수술을 해도 온전한 방광기능의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다.

과거에는 전립선비대증을 나이에 따른 당연한 변화로 받아들였지만, 최근에는 약물요법과 수술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권장되고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좌욕이나 배뇨습관 개선, 수분 섭취량 조절, 식이요법만으로도 상당 부분 불편함이 개선될 수 있다. 생활습관 개선으로 증상의 호전이 없으면 약물치료를 시도하게 된다. 약물치료는 불편감을 해결해주며, 전립선의 크기를 줄이거나 더 이상 커지는 것을 방지하는 데 목표가 있다. 요도의 근육을 이완시키고 신속히 배뇨능력을 향상시키는 약물과 전립선 크기를 줄이고 소변 흐름을 개선시킬 수 있는 약물을 적절히 조합해서 사용하게 된다.

전립선비대증의 근본적인 치료방법은 커진 전립선 조직을 수술로 제거해 요도의 압박을 없애는 것이다. 반드시 수술로 치료해야 하는 경우는 소변을 전혀 보지 못하는 급성요폐, 재발성 요로감염, 혈뇨, 신장 기능의 저하, 방광결석이 동반됐을 때 등이다.

수술 방법으로는 내시경수술과 개복수술이 있는데, 최근 다양한 내시경수술이 발달해 개복수술은 일부 제한된 경우에만 이뤄지고 있다. 내시경 수술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전기루프로 전립선 조직을 제거하는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TURP)이 가장 많이 시행되며, 최근에는 레이저를 이용한 HoLEP도 많이 시행되고 있다.

계명대동산병원 비뇨기과 김병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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