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자생한방병원의 건강이야기] 봄의 신부가 겪는 삼중고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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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29 07:53  |  수정 2018-05-29 09:14  |  발행일 2018-05-29 제21면
황홀한 이순간 건강이 위험해
20180529

봄철은 결혼행진곡이 많이 울려 퍼지는 계절이다. 푸른 자태를 뽐내는 신록과 화창한 하늘은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들을 설레게 한다. 평생 한 번 있을 결혼인 만큼 신랑·신부는 매 순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특히 신부들은 소위 ‘스드메’로 불리는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등 결혼 준비를 하는 모든 과정이 힘겹다. 자칫 결혼 준비를 무리하게 하다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무리한 다이어트 골밀도 떨어뜨려
몸매 강조하기 위한 웨딩촬영 자세
관절·척추 압력 높아져 염좌 위험
코르셋 조일수록 허리에는 치명적
하이힐 신고 1시간 예식 요통 유발


◆무리한 다이어트, 척추질환 부를 수도

결혼식 날 신부를 가장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웨딩드레스는 ‘결혼의 꽃’이라 불린다. 하지만 신부의 허리 건강에는 위협적이다. 많은 신부들이 생애 한 번뿐인 결혼식에서 예쁜 웨딩드레스 자태를 뽐내기 위해 무조건 굶으면서 고강도 운동을 병행하는 단기 다이어트에 돌입한다. 하지만 무리한 다이어트는 뼈의 골밀도를 떨어뜨려 골다공증과 척추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

10~20대에 꽉 차게 되는 뼈의 골밀도는 30대 중·후반을 기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불균형한 식습관과 스트레스, 무리한 다이어트 등으로 인해 젊은 층의 골다공증 발병률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골밀도가 떨어진 상태에선 작은 충격에도 골절을 당하기 쉬운데 웨딩드레스 핏(fit)만을 생각하며 다이어트를 강행하다가는 자칫 척추압박골절이 생길 수도 있다. 척추압박골절은 초기에는 단순 근육통으로 오해하기 쉬운 질환이지만 방치하다가는 골절 부위를 중심으로 연속적인 미세골절이 생겨날 수 있다. 예비 신부들의 무리한 감량법은 척추압박골절 외에도 추간판 손상, 척추신경 압박 등 척추불균형으로 인한 척추질환을 야기할 수도 있다.

◆과도한 S라인 자세, 척추 균형 무너진다

지난달 웨딩마치를 올린 신부 A씨는 신혼여행을 다녀와 한동안 요통으로 고생했다. 잔뜩 긴장한 채로 웨딩촬영을 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통계청의 혼인 통계에 따르면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 32.9세, 여자 30.2세다. 이미 척추와 관절이 노화되기 시작한 연령대로 평소 운동이 부족한 사람들은 웨딩촬영 전후로 척추와 관절을 다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웨딩촬영을 할 때 몸매를 강조하기 위해 가슴을 앞으로 내밀고 엉덩이를 뒤로 빼는 자세는 상체의 무게를 허리의 특정 부위로 집중시키게 된다. 근육과 인대가 약화된 상태에서 이런 자세를 유지하다 보면 염좌는 물론 위쪽 척추 뼈가 아래쪽 척추 뼈보다 앞으로 밀려나는 척추전방전위증이나 급성디스크에 걸릴 수도 있다. 실제로 화보를 자주 촬영하는 여자연예인들은 장시간 촬영 후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구자생한방병원 한경완 의무원장은 “몸매를 강조하기 위해 어색한 자세를 취하다보면 순간적으로 관절과 척추에 압력이 높아져 급성염좌 등이 생길 수 있다”면서 “허리나 관절에 통증과 부기가 나타났을 때는 바로 병원을 찾아 치료에 임하는 것이 디스크나 관절염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고 건강하게 예식장에 입장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코르셋과 하이힐도 허리에 큰 부담

결혼 당일에는 신부의 몸매가 더 아름다워 보일 수 있도록 메이크업 외에도 코르셋과 킬힐 등의 아이템을 착용한다. 하지만 드레스 안에 신부의 몸매를 돋보이게 해주기 위해 착용하는 코르셋은 조이면 조일수록 허리에는 치명적이다. 코르셋을 착용하면 허리에 힘을 주지 않아도 상체가 고정되면서 상대적으로 몸을 지탱하는 척추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게 된다. 허리를 잘록하게 보이려고 너무 꽉 조이다 보면 허리디스크의 원인이 되는 늑골변형이나 혈액순환 장애가 생길 수도 있다.

예식장에서 신부들이 신는 7~10㎝의 굽 높은 힐도 척추 건강에 좋지 않다. 일반적으로 하이힐을 신었을 때는 중심을 잡기 위해 허리를 과하게 젖히게 된다. 맨발로 섰을 때보다 최대 15도가량의 각도 차이를 나타내기도 한다. 이처럼 허리가 휜 상태에서는 1시간 안팎의 결혼식 시간이라 할지라도 척추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하고 척추 주변의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수축해 요통을 일으킬 수 있다.

한경완 의무원장은 “주변에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들을 보면 업무와 생활로 결혼이 임박해지고 나서야 서둘러 결혼 준비에 임하는 경우가 많다”며 “건강한 결혼생활을 생각한다면 결혼을 결심하게 된 순간부터 충분한 시간과 여유를 가지고 체중관리, 운동, 피부관리와 같은 자기관리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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