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다리 붓고 통증 호소하는 자녀, 가볍게 넘기지 마세요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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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29 07:49  |  수정 2018-05-29 07:49  |  발행일 2018-05-29 제19면
■ 소아암의 종류와 증상·치료법
20180529

소아는 성인에 비해 암 발생이 드물고, 암의 종류와 성질도 완전히 다르다. 또한 소아암은 비특이적인 증상이 많아 조기 진단이 어렵고 진행 속도도 성인에 비해 빠르기 때문에 암이 발견되었을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다행히도 소아암은 완치율이 80%에 달할 정도로 치료율이 높다. 때문에 소아암에 걸렸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고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소아암의 증상과 진단

소아암은 출생 당시부터 만 18세까지의 소아청소년에서 발병하며, 크게 ‘백혈병’과 신체장기에 덩어리가 생기는 ‘고형종양’으로 구분할 수 있다.

백혈병이란 혈액에 생기는 암이라고 표현한다. 뼈 속의 골수에서 정상적인 혈액세포가 아닌 암세포(백혈병 세포)가 빠른 속도로 증식을 하는 반면 적혈구·백혈구·혈소판과 같은 정상적인 혈액세포는 만들어지지 않는 병이다.


혈액의 ‘백혈병’-장기의 ‘고형종양’ 구분
백혈병의 경우 빈혈·발열·뼈통증 등 증상
고형암은 뇌종양 외 대부분 복부 내 발생

단순골절인 줄 알았다 늦게 골육종 진단도
신체 장기서 덩어리 만져질 땐 꼭 검사를
완치율 80%…조기 진단·적극 치료 중요


따라서 암세포로 인한 발열(항생제 치료 등에도 반응하지 않는 지속적인 발열)이나 뼈통증이 생길 수 있다. 뼈통증은 뼈 속의 골수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백혈병세포 수가 늘어나 주변 뼈조직을 압박하면서 발생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뼈통증을 팔다리가 아프다거나 잘 걷지 못하는 증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또 정상적인 적혈구가 만들어지지 않아 생기는 빈혈 증상, 백혈구가 만들어지지 않아 발생하는 세균감염(지속되는 감기, 폐렴, 골수염 등), 혈소판이 만들어지지 않아 생기는 출혈 증상(외상 없이도 생기는 멍, 코피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백혈병세포는 혈액에서만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신체 일부 장기에 덩어리를 형성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즉 잇몸이 비대해지거나 고환이 커지는 경우도 있고, 간·비장이 커져 배가 불러오거나 림프절(임파선)이 커지는 경우도 종종 발견된다.

◆소아암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질병

소아암에서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질병인 백혈병은 항암제 치료가 기본이다. 백혈병의 종류에 따라 치료 일정이 다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진단 이후 초기 몇 개월은 입원해 항암제 치료를 받아야 하며, 그 이후에는 2~3년간 외래 통원치료를 받게 된다.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이 재발한 경우라든지 예후가 좋지 않은 급성골수성 백혈병은 일반적인 항암제 치료 이외에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경우 조직적합항원(백혈구의 혈액형)이 일치하는 형제간 조혈모세포이식이 가장 좋다.

요즘은 형제로부터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을 수 없어도 80~90%의 환자가 타인의 골수나 말초혈조혈모세포, 그리고 제대혈로부터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또 타인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할 수 없는 경우에는 부모로부터도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을 수 있는 방법들이 개발됐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완치에 다가갈 수 있다.

신체 장기에 덩어리가 생기는 고형암 중에서 가장 흔한 종류는 뇌종양이다. 소아 뇌종양은 뇌척수액이 순환하는 공간 주위에 있는 신경세포에서 주로 많이 발병하기 때문에 암덩어리가 점점 커져 뇌척수액의 흐름을 방해하기까지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뇌종양의 발생 부위에 따라서는 초기에 마비증상이나 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드물게 있다.

뇌종양을 제외하면 소아암의 대부분은 복부 내에 발생한다. 복강내 발병하는 소아암에는 콩팥 상부에 위치하는 부신이나 척추 주변에 존재하는 교감신경절에서 발병하는 신경모세포종, 콩팥에 생기는 윌름종양, 간에 발병하는 간모세포종, 림프절에서 발병하는 림프종, 여자아이의 경우 난소에서 발병하는 난소암(배모세포종) 등이 있다.

◆완치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

소아 고형암의 일반적인 치료원칙은 종양을 수술적으로 제거한 다음 방사선치료와 항암제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다. 질병의 종류(뇌종양중 수모세포종, 신경모세포종 등)에 따라서는 일반적인 항암제 치료와 함께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을 병행하는 것이 완치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복강내 종양 이외에 뼈에서 발병하는 골육종, 유잉육종 등도 소아에서 비교적 흔히 발병하는 암이다. 골육종은 청소년기 아이들에게서 주로 나타나며, 어깨나 무릎 주위가 아프거나 붓는 증상을 가장 흔히 호소한다.

간혹 운동 중에 어깨 혹은 무릎을 부딪친 다음에 통증을 호소하여 단순골절 증상으로 진단받고 치료하다가 골육종의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는 골육종 덩어리가 병적 골절을 잘 동반하기 때문에 방사선 결과를 세심하게 관찰한 다음 외상에 의한 단순골절인지, 악성종양을 동반한 병적골절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아암은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1천500~2천명에게서 새로이 발병하고 있다. 치료기간이 길고 치료 도중에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합병증들로 인해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에게 힘든 병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소아암은 완치 후에 얼마든지 정상적인 사회구성원으로 복귀할 수 있는 질병이기 때문에 치료기간 중이라도 학교 복귀를 위한 병원학교의 활용 및 원적학교로의 빠른 복귀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근아 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진료과장은 “30년 전만 하더라도 소아암의 완치율은 50%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80~90%까지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소아암의 완치율이 높아진 이유는 새로운 약제들의 개발과 다국가 간 임상 연구나 다기관 임상 연구가 활발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 도움말=이근아<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진료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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