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교사가 총격범 총 빼앗아 대형참사 막아…"그는 영웅

  • 입력 2018-05-26 15:07  |  수정 2018-05-26 15:07  |  발행일 2018-05-26 제1면
세 군데 총상 입으면서도 태클해 용의자 넘어트려…수술 후 회복

25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 주의 한중학교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 때 교실에 있던 교사가 총에 맞으면서도 총격범을 덮친 끝에 총을 빼앗아 대형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모두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텍사스 주 산타페 고교 총격 참사 이후 불과 일주일만에 또 벌어진 학교 총격 사건에 미국 사회가 큰 충격을 받았으나, 이 교사의 용기덕분에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총격은 이날 오전 9시께 인디애나폴리스에서 북서쪽으로 35㎞ 떨어진 노블스빌에 있는 노블스빌웨스트 중학교에서 일어났다. 한 남학생이 과학교실에서 총탄 4∼6발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성이 10발 넘게 울렸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남학생은 곧바로 붙잡혀 구금됐다.
 노블스빌 경찰서 케빈 조윗 서장은 "학생 한 명과 교사 한 명이 총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겼다"면서 "총격범은 구금됐고 이제는 위협이 없다"고 말했다.

 총격 당시 교실에 있었다는 이 학교 7학년생 에던 스톤브레이커는 AP통신, ABC 방송 등에 "시험을 치고 있었는데 그 학생이 주머니에서 총을 꺼내 발사했다. 모두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고 다들 뒤쪽으로 가서 책상과 테이블 아래로 몸을 숨겼다"고 급박한 상황을 묘사했다.
 총격범은 교실에 있다가 볼일을 보겠다며 나간 뒤 권총 두 정을 갖고 들어와 범행했다고 경찰은 말했다.
 교실에는 이 학교 과학교사이자 풋볼코치를 맡은 제이슨 시먼(29)이 교단에 있었다.

 에던은 "선생님이 농구공을 갖고 있었는데 그걸 재빨리 총격범에게 던지고는 그틈을 타서 그에게 달려들었다. 태클하는 식으로 걸고넘어져 총격범을 바닥에 쓰러트렸고 총을 찰싹 쳐내 손에서 떨어지게 했다"고 말했다.

 에던은 "아마 선생님이 없었다면 우리 중 더 많은 사람이 다쳤을 거라고 확신한다. 선생님이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었다. 우린 뒤쪽에 웅크리고 있었지만 무슨 일이벌어졌는지 볼 수 있었다. 테이블 사이의 틈으로 지켜봤다"라고 말했다.
 시먼은 세 군데 총상을 입고 병원에 옮겨져 수술을 받았다. 경과가 좋아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먼 외에 13세 여학생이 심각한 총상을 입어 후송됐다.

 시먼의 부인은 페이스북에 남편을 대신해 올린 글에서 "응급구조대와 경찰에 감사드린다. 난 다쳤지만 잘해냈다고 생각해주길 바란다. 모든 아이가 잘 견뎌냈다고 말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당시 교실에 있던 학생들은 "시먼 선생님은 영웅"이라며 "그는 우리 모두를 보호해줬다"고 입을 모았다.
 7학년 때 시먼이 가르쳤다는 학생 애비 탱크는 트위터에 "선생님은 코드 레드 훈련 때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고말했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총격범은 이 학교 학생이며 시먼의 반에서 수업을 들었던것으로 알려졌다. 동료 학생들은 "농담을 잘하고 재미있는 아이였다. 그런 짓을 할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먼은 두 아이의 아빠로 둘째는 갓 태어난 영아라고 그의 가족은 전했다.
 시먼은 2007년부터 3년간 서던일리노이대학에서 풋볼 선수로 뛴 경력이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8일 미 텍사스 주 휴스턴 인근 산타페 고교에서 이 학교 재학생인 디미트리오스 파구어티스(17)가 엽총과 권총을 난사해 학생 8명과 교사 2명 등 모두 10명을 숨지게 한 총격 참사 이후 딱 일주일 만에 일어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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