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이 직접 연극으로 알리는 보이스피싱 위험성

  • 최보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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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25 07:52  |  수정 2018-05-25 07:52  |  발행일 2018-05-25 제20면
온사랑시니어극단의 ‘정신차려요’
칠곡 함지노인복지관 70여명 관람
노인들이 직접 연극으로 알리는 보이스피싱 위험성
온사랑시니어극단이 보이스피싱 예방극 ‘정신차려요’ 공연을 마친 뒤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노인들이 만들고 공연하는 보이스피싱 예방 창작극 ‘정신차려요’가 지난 23일 대구 북구 칠곡 함지노인복지관에서 공연됐다.

연극 ‘정신차려요’는 온사랑봉사단 시니어극단(단장 최영덕)이 보이스피싱 피해와 예방을 주제로 만든 극이다. 보이스피싱 피해가 어떤 과정을 거쳐 발생하는지 사례를 적나라하게 보여줘 관객들의 경각심을 고취시키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대본은 최영덕 시니어극단 단장이 쓴 수필 내용을 토대로 만들었다. 실제 피해 사례도 다뤄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평균 나이 73세에 이르는 10명의 배우들은 연극 공연을 위해 한 달가량 연습했다. 이날 공연은 온사랑시니어극단이 처음으로 ‘정신차려요’를 선보이는 자리였다. 노인복지관을 찾은 70여 명의 어르신들은 공연 도중 사기꾼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웃음을 터뜨리거나 배우가 피해를 당할 때 함께 한숨을 내쉬는 등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작품을 연출한 정연동 연출가(66)는 “보이스피싱 문제가 사회적으로 많이 일어나고 있어 노인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연극을 마련했다. 이 작품이 노인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를 줄이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최고령 출연 배우인 이성실씨(80·사기꾼 역)는 “연극을 시작한 지 3년 됐다. 나의 노력으로 보이스피싱 피해가 예방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는 부부로 출연한 이채화(77)·고정희씨(76)는 “사회적인 메시지를 노인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연극으로 사례를 보여주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온사랑봉사단 시니어극단은 10년 전 만들어진 뒤 지금껏 연극을 통한 재능기부 형식의 봉사활동을 해 오고 있다. 앞서 전통시장 장보기 활성화를 주제로 한 생활극을 창작해 공연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대구강북경찰서와 함께 마련했다. 대구강북경찰서는 공연에 앞서 준비해 온 보이스피싱 예방 동영상을 보여주고 대응법 등을 알려줬다.

글·사진=최보규기자 cho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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