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악화일로의 지역 경제, 새 성장동력 재점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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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23   |  발행일 2018-05-23 제31면   |  수정 2018-05-23

올들어 4월까지 1분기 구미국가산단의 수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21%나 줄었다는 구미세관의 통계가 나왔다. 지난해 1분기 57억7천20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45억3천500만달러 수출에 그쳤다. 휴대폰·모니터 등 구미산단의 주력 수출품인 전자제품 수출이 급감했기 때문인데 예사롭지 않다. 구미산단 수출품에서 차지하는 전자제품 비중도 지난 3·4월엔 사상 처음으로 60% 이하로 떨어졌다. 구미 경제를 유지해 온 주력 산업이 이제 쇠퇴해 가는 게 아니냐는 비관론이 대두되는 배경이다. 구미산단이 국내 수출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10.9%에서 해마다 줄어 2017년 5%로 반토막난 상태다.

대구의 상황도 만만찮다. 올해 1분기 대구의 청년(15~29세) 실업률은 14.4%로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전국 평균치(10.0%)는 물론 대전(11.5%)·서울(10.1%)·부산(9.3%) 등 타 시·도보다 크게 높아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다. 대구 역시 전통 산업인 섬유업의 부진 속에 주력인 자동차·전자 산업의 생산증가율이 타 시·도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대구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지는 이미 오래다.

지금 국내 경기는 기관별로 엇갈리는 전망속에 둔화 국면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우세하다. 수출과 취업자수 등 주요 경제 지표들이 올들어 내리막을 걷고 있고, 물가는 오름세다. 최근까지 가격·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역 경제를 견인해 온 전통 제조업들이 경쟁국에 추월당하면서 두드러지고 있는 현상이다. 이런 흐름세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구·경북 경제 퇴조세도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수출감소와 생산성 하락은 생산 인력을 타 시·도로 유출시키고 고용을 어렵게 한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수용해서는 안되는 비상 상황이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몇년전부터 전기차·자율주행차·물산업·인공지능·3D프린팅·탄소 산업 등 차세대 신성장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기존 산업의 쇠퇴를 보완할 새로운 미래 산업이지만, 이 신성장 산업이 제자리를 잡으려면 시간과 투자가 아직 더 필요하다. 때문에 작금의 내리막 침체 국면이 의외로 오래 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하지만 경기 쇠퇴 흐름만 탓하고 있어서는 안된다. 일본이나 미국의 경기는 지금 회복세로, 타국에서 본받을 만한 경제 발전 정책이 적지 않다. 지역 경제 환경에 맞고, 미래 먹거리를 담보할 기술기반 신성장동력 육성에 박차를 가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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