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놀이로 배우는 재미있는 수학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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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21 07:50  |  수정 2018-05-21 07:50  |  발행일 2018-05-21 제17면
“용돈 준 뒤 계획을 짜고 스스로 계산하게 해보세요”
20180521
초등생들이 교실에서 도구를 이용해 놀이하듯 수학을 접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제공>

수학을 즐겁게 배우는 방법을 궁금해하는 학부모들이 적잖다. 문제집을 풀게 하는 것보다 생활 속에서 놀이를 하며 수학을 접하는 방법을 현직 교사의 조언을 통해 알아보자.

Q. 아이가 수학에 관심을 안 가져요. 어떻게 할까요.

A: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진심으로 궁금할 때 알고 싶어 합니다. 가령, 음식을 만드는 것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친구와 이야기하는 도중에 친구가 된장찌개를 정말 맛있게 끓이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면서 알려줄 때’와 ‘내가 된장찌개를 정말 맛있게 끓이고 싶은데, 잘 안되어서 고심하다가 인터넷이나 요리책 또는 주변의 지인을 통해 그 비법을 알게 되었을 때’ 두 경우는 어떻게 다를까요?

문제집에는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것이 들어있을까요? 습관을 길러준다고 매일 몇 장씩 하도록 하고 있지는 않나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궁금해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더 중요합니다. 간식 시간을 아이들과 정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시각을 스스로 읽게 한다든가, 용돈을 주고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할지 계획을 짜게 하면서 스스로 계산하게 한다든가 하는 방법으로 말입니다.


수학적 사고력 촉진시키는 질문 던지고
아이들이 궁금해하도록 만드는 게 중요



Q. 수학적 사고력은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요.

A: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아이들이 수학교육을 통해 발전시켜야 할 능력 중 하나가 자신의 생각을 수학적으로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다행히 아이들은 자기가 해 낸 것, 만든 것 등을 보여주며 뿌듯하게 설명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사각형의 특징을 배운다고 할 때, 사각형 모양의 물건을 만져보게 한 후 꼭짓점 부분을 손으로 꼭 눌러보며 “느낌이 어때?” “이렇게 찌르면 뾰족하고 아픈 부분의 이름을 무엇으로 지으면 좋을까? 왜 그렇게 생각해?” “그 부분의 이름은 꼭짓점이라고 해. 사각형에서 꼭짓점은 몇 개나 있는 것 같아?” “만약, 자전거 바퀴가 사각형이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사각형으로는 어떤 물건을 만들면 편리할까?” 등 사고를 촉진시키는 질문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어 봅시다. 아이들 속에 숨어있는 다양한 창의적인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Q. 즐겁게 수학 공부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A: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아이들도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할 때에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합니다. 수업 시간에 한눈을 팔다가도 자기가 좋아하는 활동을 할 때는 눈을 반짝이며 몰두하는 모습을 보이듯이 말입니다. 즐겁게 수학 공부를 하려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방법으로 다가서는 것이 필요합니다.

첫째, 문제집 대신 직접 몸으로 체험하고 만져보며 배우도록 합니다. 저학년 학생들은 직접 만지고 조작하는 것을 통해 학습이 이뤄진다고 합니다.

지난해 가르쳤던 2학년 학생들은 쉬는 시간에 색종이를 접고 자르며 노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날이 갈수록 색종이로 점점 더 진화된 무언가를 만들어 그것으로 놀이를 하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서 수학 공부에도 색종이로 뭔가를 해 보면 어떨까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색종이를 활용해 평소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가장 큰 네 자리 수, 가장 작은 네 자리 수 만들기’를 했습니다. 색종이에 마카펜으로 0~9의 수 중 자기가 좋아하는 숫자를 쓰게 한 후 학생 4명이 나와서 각각의 숫자로 가장 큰 네 자리 수를 만들어보게 했습니다.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네가 제일 큰 숫자니까 제일 앞으로 가” 등 서로 의견을 내면서 몸을 움직이며 가장 큰 숫자를 만들었습니다. 친구들을 바꿔가며 4명이 한 그룹이 되어 가장 큰 네 자리 수 또는 가장 작은 네 자리 수를 직접 몸을 움직여가며 만들었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수학익힘책 문제를 풀었을 때 그 문제를 틀리는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가정에서도 수학 문제집을 풀리기보다는 직접 몸으로 체험하고 조작하며 배우는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둘째, 놀이 속에서 즐겁게 배우도록 합니다. “자, 수학공부 하자”라는 말을 들었을 때와 “우리, 뛰어세기 놀이 한번 해 볼까”라는 말을 들었을 때 아이들의 기분은 어떻게 다를까요?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서 자랍니다. 놀이는 다양한 뇌를 쓰게 하고, 창의력을 기르며,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게 합니다. 놀이는 또한 즐겁습니다. 이렇듯 놀이는 학습과 즐거움을 연결시킬 수 있는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도움말=대구 도림초등 홍금희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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