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호순 원장의 정신세계] 마음을 이해하기 위한 3가지 접근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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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15 07:55  |  수정 2018-05-15 07:55  |  발행일 2018-05-15 제19면
마음을 쉽게 진단·평가해선 안돼
심리학·생물학·사회문화적 측면
다차원적으로 이해하고 노력해야
[곽호순 원장의 정신세계] 마음을 이해하기 위한 3가지 접근방법
곽호순병원장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다. 그만큼 사람의 마음은 다양해 쉽게 알 수 없다는 뜻이리라. 그러나 마음에 병이 생기면 원인을 찾아 진단하고 치료하기 위해 우선 마음을 이해하는 방법들을 찾아야 한다.

마음을 이해하는 방법으로는 세 가지 방향의 접근이 필요하다. 심리학적 측면, 생물학적 측면, 그리고 사회문화적인 측면이 그것이다. 이렇게 다차원적인 접근을 하는 이유는 함부로 쉽게 마음을 진단하고 평가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우선 심리학적 방법으로는 마음속에 감춰진 무의식적인 힘이 갈등을 일으킨 것은 아닌지, 그래서 그런 갈등을 병적으로 방어해 반응을 하는 것은 아닌지 분석해보는 정신분석적 접근이 도움이 될 것이다. 감춰진 갈등이 사람의 마음을 힘들게 하고 어려움을 나타낸다고 분석이 되면, 그 무의식적 갈등을 건강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힘을 키워 주는 것이 좋은 치료다.

과거에 높은 곳에서 떨어져 다친 이후 높은 곳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과거의 경험이 학습돼 이후 근거 없는 공포감이나 불안감을 가진 마음의 병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행동주의 학파 이론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 치료는 역시 역조건화 방법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심리학적 접근법 중에는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접근 방법도 있다. 사람은 나름대로 자신이 생각하는 틀을 가지고 있다는 이론이다. 우울한 사람은 우울한 생각의 틀을 가지고 있고, 불안한 사람은 불안한 생각의 틀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어떤 생각이든 붕어빵 틀에 붕어빵이 찍혀 나오듯 우울한 생각의 틀에 들어가면 우울한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는 이론이다. 이런 문제의 치료방법으로는 생각의 틀을 바꿔주는 것으로 ‘인지의 재구성’이라는 치료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마음을 생물학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면 전혀 다른 이해 방법이 된다. 예를 들어 우울증만 해도 뇌에서 어떤 생화학적인 물질의 반응에 의해서 우울한 마음이 생긴다고 보는 관점이다. 이는 마음의 문제를 물질의 문제로 치환해서 이해하는 방법이다. 이 접근법을 ‘세로토닌’이라고 하는 생화학 물질이 뇌세포에서 다른 뇌세포로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신경전달물질의 활성화가 떨어지면 우울증이 온다는 이론이 있다.

그러면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서 이 세로토닌의 활성화를 높여 주면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당연히 그런 방법이 사용되며 지금 수많은 항우울제들이 그런 역할을 한다. 생물학적인 측면에서 마음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 치료 방법으로 많은 물질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를 정신약물이라 한다. 항불안제, 항우울제, 항정신병 약물, 기분조절제, 인지기능개선제 같은 약물이 바로 이런 것들이다.

세 번째 방법인 사회문화적인 측면도 마음을 이해하는 중요한 길일 수 있다. 다양한 문화적인 차이, 환경의 차이, 양육의 차이, 가치관의 차이, 외부 스트레스의 유무들이 마음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사회문화적인 원인들을 개선하고 바꾸거나 잘 적응할 수 있는 힘을 키운다면 이 또한 마음의 병을 이겨내는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마음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자만하면 안 될 일이다. 항상 이렇게 세 가지 측면에서 마음의 문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신중함이 꼭 필요하다.
곽호순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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