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일가정양립지원센터 엄기복 총괄실장이 지난 2년간 진행한 대구가족친화마을 조성사업의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가족친화마을의 궁극적인 목적은 주민의 행복한 삶이고 그것이 가능한 일·생활균형도시를 만드는 것입니다.”
대구가족친화마을 조성사업의 총책임자로 3년째 이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엄기복 대구일가정양립지원센터 총괄실장은 “가족친화마을사업을 시행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기대 이상의 여러 성과를 내고 있고 대구시에서도 이 사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 좋은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가족친화마을 조성사업은 내 아이에게 지식만 주입하는 교육에서 벗어나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며 인간다운 인격체로 키우기 위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사업이라 할 수 있지요. 과거에는 마을 전체가 한 가족처럼 지내면서 모든 세대가 소통하면서 지냈습니다. 하지만 도시화로 인해 지금은 아이를 집에만 두고 키우는 경향이 강해졌지요. 이렇다 보니 주로 엄마와 소통하면서 친구, 다른 세대의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방법을 잘 모르고 커갑니다. 한 마을의 사람이 어울려 생활하면서 그 마을의 모든 세대가 행복해지면 자연스럽게 행복한 마을·사회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가족친화마을은 마을공동체 활동이 중심이 되고 그 활동의 중심축은 아이들이다. 아이들이 모이면 부모가 모이고 부모가 모여서 무엇인가 하기 위해서는 내 아이만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마을에 있는 모든 아이를 위한 활동을 벌이게 된다. 이것이 자연스럽게 마을 공동체 활동의 시작이 된다. 아이들을 위한 활동을 지속하다 보면 가족이 함께 체험학습을 하게 되고 나들이, 운동회, 벼룩시장 등 다양한 가족친화 활동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이 사업은 아이·부모와 함께 어르신들이 참여한다는 데서도 의미가 있다. 대부분의 공동체 활동은 특별한 분야에 목적을 두거나 두 세대가 참여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가족친화마을사업은 반드시 1, 2, 3세대를 통합하는 내용이 포함되도록 해 가족과 마을공동체의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가족친화마을 조성사업의 주요 사업을 아이사랑 어울림사업, 가족행복공동활동사업, 세대통합어르신돌봄사업으로 세분화하고 이들 사업을 모두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대구일가정양립지원센터는 그동안의 활동을 통해 가족친화 및 일·가정양립 활동에 대한 양적 증가와 인식 전환에 나름의 성과를 얻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런 성과를 토대로 앞으로 이 사업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구체적 계획도 밝혔다.
“가족친화마을사업은 2016년 2개 마을에서 시작해 올해 6개 마을로 양적인 성장을 이뤄가고 있는데 앞으로는 질적 향상을 꾀해야 할 것입니다. 먼저 일·가정양립이 실현되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한 조직 강화와 주변 환경 개선에 앞장서는 주민리더를 양성하는 데 힘을 쏟으려 합니다.”
가족친화마을의 조직도 강화할 계획이다. 엄 총괄실장은 “가족친화마을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자율적이다. 따라서 조직력이 약할 수 있으나 2년간의 성과를 보니 활동을 거듭할수록 조직이 강화되었다. 따라서 자율성은 유지하면서 주민리더가 추진력을 가질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고, 조직이 확대되면 그룹을 나누어 분야별 다양한 법인 형태를 취하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방안을 제시했다.
“가족친화마을을 만드는 이유는 살고 있는 곳의 생활환경을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소지역으로 만드는 것이고, 이러한 지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대구 전체를 가족친화적이고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도시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 사업의 목표가 하루빨리 달성되기 위해서는 산·관·학·연의 모든 관계자와 시민이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서로 소통해 도와나가야 할 것입니다.”
글=-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사진=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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