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의 작은 기적] 인성교육-칭찬은 행복을 싣고

  • 최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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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30 08:06  |  수정 2018-04-30 09:03  |  발행일 2018-04-30 제18면
“친구에게 칭찬말·칭찬쪽지…아이들 자존감 쑥쑥”
20180430
일러스트=최은지기자 jji1224@yeongnam.com

4월엔 학교마다 인성교육주간이 있어 아이들의 마음에 따스함을 심어주는 행사가 많습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작은 칭찬쪽지로 큰 행복을 나누는 ‘칭찬말·칭찬쪽지 전하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인성교육 실천 주간을 맞이하여 ‘인성인증 100’ ‘1·3세대가 함께하는 조손공감 봉사활동’과 함께 ‘인성교육 실천3 프로젝트’의 하나로 추진된 이 행사는 칭찬쪽지 쓰기, 학급별 칭찬판 만들기, 학년별 게시판에 붙이기 등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여러분, 친구들의 장점을 찾아 적어봅시다. 도움 받았던 것도 좋고, 평상시 고마웠던 걸 마음을 담아 자유롭게 쓰면 됩니다.” “맞다. 지난번 수학 숙제 할때 도와주어서 진짜 고마웠는데….” “그래, 야영 가서 수상안전교육 받을 때 네가 용기를 주어서 힘이 되었어.” “야~, 내 장점도 적어 줘.”


비속어 대신 고운말 쓰게 되고
친구끼리 상호 존중감도 키워



칭찬쪽지를 쓰면서 아이들의 얼굴에 기쁨과 행복감이 나팔꽃처럼 환하게 피어올랐습니다. 칭찬 한 줄에 아이들의 구겨졌던 자존감이 다리미로 다린 듯 반듯하게 살아나고, 서로서로 칭찬쪽지를 쓰면서 친구에 대한 우정도 회복하는 것 같았습니다.

“알았어. 다 적었으면 칭찬판을 예쁘게 꾸며 보자.” “우와, 멋지다. 이제 게시판에 붙이러 가 볼까?” “우리 반이 더 예쁘지 않니? 우리는 모두에게 다 장점을 찾아서 적었거든.”

학반별로 형광색 포스트잇이 알록달록하게 붙은 칭찬판을 든 아이들이 교실에서 와르르 쏟아집니다. 반별 순서에 따라 선생님들도 함께 아이들의 작품을 게시판에 붙이는데, 학급에 대한 자부심이 얼굴 가득 퍼집니다. 칭찬이 고래를 춤추게 할 뿐 아니라 아이들의 어깨도 연신 들썩이게 합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친구들의 장점이 빼곡하니 쓰여 있고, 군데군데 선생님에 대한 칭찬도 숨어 있습니다.

“선생님은 우리에게 친절히 대해 줘요.” “공부를 잘 가르쳐 주고, 상담도 잘 해 줘요.” “우리에게 늘 관심을 가져 주셔서 칭찬합니다.”

게시판에는 반별로 기쁨과 행복감이 활짝 피어있고, 학급에 대한 자랑과 자부심으로 칭찬의 열기가 후끈후끈 달아올랐습니다. 친구들은 마음 깊이 현미경을 들이대고 장점을 찾아내면서 친구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는 기회를 가지고, 학반별로 칭찬판을 완성하면서 ‘우리 반은 하나’라는 공감대를 만들었습니다.

학년별로 칭찬판이 전시되자 아이들은 자신들이 만든 작품이 대견하고 놀라운지 얼굴 가득 퍼지는 행복함을 숨길 수가 없습니다. 일상생활에서 거침없이 튀어나오던 비속어가 잠시 주춤하고, 곱고 아름다운 말이 꽃향기처럼 퍼졌습니다. 방과후에는 담임으로부터 스티커 3개를 받은 학생들이 다른 학년의 칭찬판에 칭찬스티커 붙이기를 하였는데, 이를 통해 학년 간에 서로 소통하고 다른 학년에게서도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서 담당자는 1주 전에 교내 곳곳에 칭찬 십계명을 게시하고 우리 학급 금지어 만들기, 우리 학교 매니페스토 실천공약 지키기 등 교내캠페인을 실시하여 바른 언어생활로 인성을 함양하는 학교 분위기를 조성해 왔습니다. 칭찬판은 1주간 게시 후 학급별 인성실천 도우미가 학급에 다시 붙여, 칭찬한 친구가 칭찬받은 주인공에게 칭찬쪽지와 칭찬말, 프리허그를 전하는 칭찬릴레이로 이어집니다.

지난해부터 ‘더 나은 나를 위해 나쁜 말 버리기! 친구 칭찬하기!!’를 캐치프레이즈로 학기별로 2회 칭찬하기를 실천해 왔습니다. 해가 바뀌면서 단순히 칭찬쪽지만 붙이던 것에서 주제를 담은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일이 생겼습니다. 이 행사 이후로 학생들 사이에 청정언어 문화 조성과 상호 존중감 향상에 대한 공감대가 점차 확산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칭찬 소감문에서 “이 활동으로 친구를 깊이 알게 된 계기가 되었고, 예쁜 칭찬쪽지를 쓰면서 내 마음속에도 예쁜 꽃이 피어나는 것 같았어요” “인성도우미 캠페인 때 아침인사를 나누면서 친구들의 이름을 부르니까 더 친해지는 것을 느껴요” “칭찬판이 친구들의 장점으로 가득 찬 걸 보니 흐뭇했어요” “나를 칭찬해주니까 학교에 오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라고 기쁨이 넘치는 소감을 적었습니다.

매년 4월의 인성교육주간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아낌없이 칭찬하는 주간으로 서로에게 기억될 것입니다. 이러한 칭찬문화는 인성인증100 인성교육활동으로 이어져 5월에는 부모님·선생님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담아 편지를 쓰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나뭇잎들이 연둣빛으로 푸르러지는 5월에 우리 자녀와 가까운 이들에게 칭찬의 말을 건네거나 칭찬의 문자 메시지,·편지 등으로 서로의 마음에 푸른 사랑을 나누면 우리 주위가 더 싱그러워지지 않을까요? 원미옥 (대구 동변중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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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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