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긍정적 수학 경험으로 실력 향상하는 법

가정에서 수학 문제를 풀이하는 초등생. 초등학교 때 수학에 대한 부담을 주기보다 수학은 재미있고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대구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제공>

수학은 학부모들이 가장 지도하기 어려운 과목 중 하나다. 방금 가르쳐준 문제를 다시 틀리거나 기초연산에 실수하는 자녀를 보면 걱정이 앞선다. 현직 교사의 도움을 얻어 가정에서 자녀가 수학학습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과 그 효과에 대해 알아보자.

Q: 우리 아이 수학 실력 타고나는 것일까요.

A: 현대의 지능 학설 중 가장 인정받고 있는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에 따르면 아이들은 다양한 능력을 타고나며 그중에서도 강점지능, 즉 자신만의 뛰어난 지능 영역이 있어 개인별로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가 서로 다르다고 합니다. 언뜻 보면 수학을 잘하는 아이와 국어를 잘하는 아이가 서로 다르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중지능이론은 이러한 지능이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발달할 수도 혹은 퇴화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면서 타고난 지능의 영향력이 후천적 노력에 비해 미약하다는 것을 역설합니다. 아이들의 지능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평생을 살며 노력하는 분야에 따라 그 발달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Q: 아이의 수학 실력을 높이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아이가 수학 공부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붙였으면 좋겠는데요.

A: 우리는 흔히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을 합니다. 수학 학습에서도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그렇지 않은 아이들이 이길 수는 없지요. 그렇다면 수학학습을 좋아하게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비록 논리적이고 비감성적인 수학 학습이지만 학습 능력 향상을 위해서는 아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긍정적 수학 경험이 필요합니다.


평생 노력에 따라 지능 발달정도 달라
수학 잘한다고 느끼게 해주면 더 집중
매일 부담 안될 정도의 학습량도 중요


첫째, 자신이 수학을 잘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기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서 즐거움을 얻습니다. 자신의 능력이 다른 이에 비해 뛰어나고 스스로도 잘한다는 느낌이 들 때 그것에 더 집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그리고 자신이 잘하고 있고 잘할 수 있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 성취도가 올라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올라간 성취도는 학습에 대한 흥미를 더욱 높여줘 수학 학습에 투자하는 시간은 자연스럽게 더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둘째, 오답노트 대신 정답노트 만들기입니다. 시험 문제 혹은 문제집을 풀이한 후 틀린 문제를 정리하는 것은 수학이 학교교육에 도입된 이래 가장 흔한 학습 방법일 것입니다. 하지만 노트를 작성하는 아이들 중에는 문제의 핵심을 찾아내어 자신의 성취에 활용하기보다 정답지의 내용을 생각없이 베껴 적기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오답노트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답노트를 작성해보면 어떨까요? 아이들이 자신이 맞힌 문제 중 가장 훌륭하게 해결한 문제를 골라 노트에 정리하고, 자신이 문제를 맞힌 과정과 핵심 수학 공식 등을 적어보게 한다면 아이들은 자신의 공적이 쌓인 노트를 보며 수학 학습을 더욱 좋아하게 될 것입니다.

셋째, 아이의 수학 설명을 들어주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수학 학습에서 아이들이 이야기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수학 학습 시간의 대부분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틀린 문제에 대해 지적하며 정답으로 가는 길을 소개하는 일로 채워집니다.

다년간 수학학습을 지도하며 느낀 것은 교사의 설명을 듣고 아이의 이해도가 높아지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입니다. 어른들이 아무리 자세히 설명해줘도 아이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해하기 전까지는 학습 내용이 전달되기 어려웠던 것이지요. 아이들이 직접 자신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이를 설명하게 하는 것은 수학 학습 성취를 높이는 것에 매우 좋은 영향을 줍니다.

넷째, 매일 반복하지만 부담 주지 않기도 수학 학습 지도의 방법입니다. 초등학생에게 수학 학습은 장거리 마라톤을 준비하는 몸 풀기 시간과도 같습니다. 길고 긴 수학이라는 마라톤을 위해 수학 근육을 풀어주고 단련시키는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매일 수학 학습을 반복하며 기초를 닦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다만 과도한 학습량으로 수학 학습에 쉽게 지쳐 수학을 멀리하게 하지는 말아야 할 것입니다. 수학을 좋아하며 즐겁게 공부하는 것이 우리 아이들의 삶을 즐기며 달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줄 것입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도움말=대구 대남초등 김창섭 교사

이효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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