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초청해주시면 언제든지 청와대에 가겠다”고 말했다. 또“대통령께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인해) 새벽잠을 설치지 않도록 내가 확인하겠다”고 말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밝혔다.
윤 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앞서 진행된 남북 정상의 미공개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윤 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의장대와 같이 행렬을 하면서 김 위원장에게 “외국 사람들도 우리 전통 의장대를 좋아한다. 그런데 오늘 보여드린 전통 의장대는 약식이라 아쉽다. 청와대에 오시면 좋은 장면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아, 그런가요? 대통령께서 초청해주시면 언제든지 청와대에 가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오전 9시48분경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 마련된 환담장으로 입장해서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이 먼저 “여기까지 어떻게 오셨느냐”고 묻자 김 위원장은 “새벽에 차량을 이용해 개성을 거쳐 왔다. 대통령께서도 아침 일찍 출발하셨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다시 “저는 (청와대가 평화의집까지) 불과 52㎞ 정도 떨어져 있어 1시간 정도 걸렸다”고 화답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웃으면서 “우리 때문에 NSC(국가안전보장회의)에 참석하시느라 새벽잠을 많이 설쳤다는데,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습관이 되셨겠다”며 “새벽잠을 설치지 않도록 내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 방북 특별사절단이 갔을 때 선제적으로 말씀해 주셔서 앞으로 발 뻗고 자겠다”고 화답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불과 200m를 (건너)오면서 왜 이리 멀어 보였을까, 왜 이리 어려웠을까 생각했다”며 “원래 평양에서 문 대통령을 만날 줄 알았는데, 여기서 만난 것이 더 잘 된 것 같다. 대결의 상징인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갖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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