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꽃이 전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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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24   |  발행일 2018-04-24 제31면   |  수정 2018-04-24
[CEO 칼럼] 꽃이 전하는 말
이승률 (동북아공동체연구재단 이사장)

중국 상하이시 정부가 지원한 ‘한중문화교류전시회(중국 해파서화명가전)- 꽃이 전하는 말’이 서울 삼청공원 입구에 자리한 ‘한벽원 미술관’에서 성황리에 마쳤다. 지난 9일 개관하여 19일까지 총 11일간 진행된 이번 기획전은 상하이시 정부가 지원하여 상하이파 서양화가 위스(상하이시 대외문화교류협회 이사)를 위시한 작가 20명의 40여 작품이 출품되어 전시되었다. 필자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동북아공동체연구재단과 송화미술관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주한중국대사관 등의 후원으로 진행된 이번 전시회는 그동안 불편한 관계에 있던 한중 간에 새로운 관계 개선의 가교가 될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이러한 기대를 보여주듯 지난 9일 전시회 개관행사에는 동북아평화경제협회, 한중학술교류문화협회 등 민간단체뿐만 아니라 유승희 의원, 심기준 의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등이 참석해 “이번 문화교류 프로젝트로 한중 간 발전과 협력을 이끌어내는 획기적인 마중물 역할을 하길 바란다”는 축하와 격려의 인사를 전했다. 이번 전시회는 중국의 국가전략인 ‘일대일로’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문화부문 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중국은 일대일로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주변국들과 끊임없이 연계 협력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경제정책에만 국한하지 않고 사회, 문화, 교육, 관광 등 다양한 분야의 교류 협력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문화적 교류는 유대감을 토대로 소통을 확대하면서 상호 신뢰를 증진하고 역내 공동체 의식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며, 양국의 우호적 교류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교류가 당사국 간의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고, 경제적 실익으로 이어지며, 결국 경제공동체 건설에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촉매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 문화 교류를 ‘일대일로’ 사업의 한 분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일대일로 구상을 완성하기 위해서라도 동해의 출구인 한국과의 관계 개선과 상호 발전을 위한 교류 활성화를 필수적으로 여기는 입장이다. 또한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문제를 대화 국면으로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야 하는 과제에 직면한 한국의 입장에서는 중국을 배제하고는 진전된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힘들기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를 한층 더 발전시켜야 할 필요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지난해 한반도 사드 배치 갈등을 두고 악화일로를 걸었던 한중 관계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양국 모두에 반가운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으로 한중 간 고위급 교류의 물꼬가 트인 이래, 올 2월에 개최했던 평창동계올림픽의 해빙 기류를 타고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전격적으로 중국을 방문한 이후 진전되고 있는 한중 간 화해 무드는 그동안 우리 기업을 대상으로 취했던 경제보복 조치와 여행금지 조치를 상당수준 해제하고 수습하는 국면을 보이고 있다.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급속히 조성되고 있는 한반도 평화 기류, 대화국면을 양국의 정책관계자들은 매우 고무적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가고 있으며, 이를 관계 개선에 절호의 기회로 삼고 있다.

이처럼 어느 때보다 한중 간의 협력이 중요한 시점에 열린 이번 ‘한중문화교류전시회’는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해결을 앞두고 동북아 정세에 새로운 거대한 전환기가 도래하고 있음을 알리는 신선한 마중물과 같은 역할을 했다. 이번 전시회의 시어(詩語)는 ‘꽃이 전하는 말’이다. 이 전시회가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아름답게 피어난 것은 생각하기 나름으로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엄동설한을 이겨내고 초록의 빛을 일구는 환경 변화의 상징인 ‘꽃’처럼 한반도에 새로운 봄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메시지와 희망을 전하는 참으로 뜻깊은 행사였다고 평가된다. 이러한 문화와 국민 정서의 교류를 통해 조성된 긍정적 분위기가 일회성 프로젝트에 그치지 않고 한중 관계 개선과 남북한 및 동북아 평화구축에 촉매 역할을 하는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이승률 (동북아공동체연구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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