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재가동 기대감…지역 3곳 중 2곳 “재입주”

  •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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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24 07:46  |  수정 2018-04-24 09:17  |  발행일 2018-04-24 제16면
손수건·스카프 생산 ‘서도산업’
침구 제작 ‘평안’ 재개에 희망
“보험한도 등 기존 법 정비해야”
나머지 1곳은 “철수할 때 매각”
20180424

남북 정상회담을 나흘 앞두고 남북 경제협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폐쇄된 개성공단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대구에서는 당시 개성공단 입주기업 3곳 중 2곳이 개성공단이 재가동되면 다시 입주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130억원을 들여 개성공단에 진출했던 침구 제작업체 ‘평안’의 강진구 전무는 23일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개성공단 폐쇄 후 해외에 공장을 얻었지만, 개성공단이 재가동 된다면 개성에 다시 공장을 열 것이다. 기업의 전 재산이 개성공단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강 전무는 개성공단 재가동 등 남북경협과 교역 재개에 대비해 기존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그는 “개성공단은 2013년 남북 관계 경색으로 6개월 차단되고 2016년 2월10일에는 예고 없이 폐쇄됐다.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기업은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금액으로는 환산되지 않을 정도로 타격이 컸다. 남북이 화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하지만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면서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대한 보험 한도(현재 최대 70억원)를 늘리고, 경협·교역에서 남북 관계 변화에 따른 손실이 발생할 경우에 대한 보상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06년 개성공단에 입주해 손수건, 스카프 등을 생산했던 ‘서도산업’ 역시 개성공단 재개에 희망을 걸고 있다. 여동구 서도산업 이사는 “개성공단에 재입주할 생각이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이야기가 잘 풀리면 좋지만, 정부의 결정사항이기 때문에 얘기를 꺼내기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평안과 서도산업은 2005년 개성공단 본단지 1차분양 대상업체에 선정돼 개성공단에 입주했다.

평안은 2007년 개성공단 본단지 2차분양 대상업체에도 선정돼 공장을 확대했다. 북한 주재 직원 6명과 북한 노동자 1천여명을 고용해 매출의 70%를 개성공단에서 창출했다. 하지만 개성공단 폐쇄 이후 관련 인력을 정리하고 지역과 베트남 공장에 의존하고 있다.

서도산업도 20억원을 투자해 개성에 공장을 열고 북한 노동자 120명을 고용해 매출의 10%를 창출해냈다. 두 기업은 개성공단 폐쇄로 정부로부터 유동자산 70%에 대한 보상금을 받았지만, 그 외의 투자금, 건물, 개성공단 내에 남겨진 기계설비 등의 피해는 보상받지 못했다.

낚시가방 제작업체 웅피케이스는 개성공단에 2008년 10억원을 들여 991㎡(300평) 규모의 공장을 세웠다. 북한 노동자 160명을 고용해 매출의 100%를 개성공단에서 창출했지만 폐쇄 이후 업종을 변경했다. 당시 웅피케이스에서 일했던 관계자는 “개성공단에서 철수할 때 공장을 매각했다. 개성에만 공장을 운영했던 소규모 영세 업체들은 대부분 도산했거나 도산 위기를 겪었다. 손해가 너무 커 마음고생이 심했다. 개성에 다시 공장을 열 생각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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