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축제음식에 독극물…60대 용의자 검거

  •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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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23   |  발행일 2018-04-23 제8면   |  수정 2018-04-23
포항 호미곶면 공동 취사장
미리 맛본 주민에 의해 발각
인명 피해 없어…경위 조사

[포항] ‘농약 소주’ ‘농약 사이다’를 떠올릴 만한 독극물 주입 범죄가 포항지역에서 발생했다.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다. 포항남부경찰서는 22일 포항 한 마을에서 음식물에 농약을 넣은 혐의로 60대 여성 A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1일 오전 4시쯤 포항 남구 호미곶면 한 마을 공동취사장에서 축제 준비를 하던 마을 주민이 먹으려고 끓여 놓은 고등어추어탕에 농약 150㎖가량을 탄 혐의를 받고 있다. 주민들은 이날 수산물 축제 개막을 준비하면서 같이 먹으려고 음식물 20~30인분을 사건 하루 전날인 20일 끓여뒀다. 축제 당일 오전 5시쯤 주민 B씨가 음식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 미리 맛을 봤다가 구토·어지럼증을 보이면서 A씨의 범행이 드러났다. 음식물을 삼키지 않아 위험한 상황은 피했다. 경찰은 마을 공동취사장 인근 차량 블랙박스 영상 분석을 통해 A씨가 이날 새벽 취사장에 혼자 드나든 현장을 확인한 뒤 22일 오후 붙잡았다.

경찰은 독극물 성분 분석을 의뢰하는 한편 유력 용의자 A씨를 상대로 자세한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2016년 3월9일 청송 현동면 한 마을회관에서 박모·허모씨가 고독성 농약이 든 소주를 마시고 쓰러졌다. 박씨는 숨졌고 허씨는 중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다가 의식을 되찾았다. 이후 경찰 수사에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앞둔 주민 C씨가 3월31일 축사에서 같은 성분의 고독성 농약을 마신 뒤 당일 숨졌다.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 C씨가 숨진 만큼 공소권 없음으로 결론 내리고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2015년 7월엔 상주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에서 농약을 몰래 넣은 사이다를 마시게 해 마을 주민 정모씨(86) 등 2명을 숨지게 하고 4명을 중태에 빠뜨린 사건이 발생했다. 이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모 할머니(83)는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박씨는 화투놀이를 하다 다툰 피해자들을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마을회관 냉장고에 들어있던 사이다에 농약을 넣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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