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서애·학봉 위패봉안 ‘병호시비’ 호계서원 복원

  • 이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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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23 07:21  |  수정 2018-04-23 07:21  |  발행일 2018-04-23 제2면
국학진흥원 인근 부지조성 이어
사당·문루·보상고 등 11동 규모
50억 투입…내년 상반기 마무리
퇴계·서애·학봉 위패봉안 ‘병호시비’ 호계서원 복원
내년 상반기 완공될 예정인 호계서원 조감도. <안동시 제공>

400여년간 이른바 ‘병호시비(屛虎是非)’ 논란을 일으킨 안동 호계서원(虎溪書院)이 복원에 들어갔다. 안동시는 문화유산 관광자원개발의 하나로 호계서원 복원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병호시비는 서애 류성룡과 학봉 김성일 가운데 누구의 위패를 스승인 퇴계 왼쪽에 봉안할지를 놓고 벌인 오랜 논쟁을 일컫는다.

호계서원은 1575년 여강서원(廬江書院)으로 창건됐다. 이어 숙종 2년(1662) 사액(조선시대 국왕으로부터 편액·서적·토지·노비를 하사받는 것)되면서 호계서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그러나 사액과 함께 위패 봉안 위치를 놓고 의성김씨 가문(김성일)과 풍산류씨 가문(류성룡) 간에 충돌이 벌어졌다.

나이는 학봉이 네살 많지만 관직은 학봉이 관찰사에 그쳤고 서애는 영의정까지 올랐다. 서애파는 관직을 기준으로 우위를 주장한 반면 학봉파는 나이를 우선시했다. 이 갈등은 결국 2013년 경북도와 안동시 중재로 퇴계 왼쪽은 서애, 오른쪽엔 학봉과 대산 이상정의 위패를 함께 모시는 것으로 합의가 됐다.

90칸 규모의 호계서원은 안동댐 건설로 1973년 현재 임하댐 아래로 이건됐지만 1987년 임하댐 건설 이후 훼손이 우려돼 이건·복원 요구가 잇따랐다. 2013년 도산면 한국국학진흥원 인근으로 이건하기로 확정한 데 이어 1차로 지난 2월 부지조성과 숭교당·동몽재 이건공사를 마무리했다. 50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복원사업은 사당과 동·서재, 문루, 보상고 등 11동 규모로 현재 8%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복원사업이 마무리되면 인근 한국국학진흥원과 연계 프로그램을 마련해 유교문화·인성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안동=이두영기자 victor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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