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칠곡 유학산(해발 839m) 인근에 추락한 F-15K의 사고 원인이 기체 결함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공군은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사고현장 조사 및 사고기 블랙박스에 담긴 비행정보를 분석한 결과, 기체 결함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F-15K 전투기 추락사고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공군의 비행정보 분석에 따르면 사고기는 공중요격훈련 편대(4기)비행에 나선 4번기로 5일 오후 1시30분 대구기지에서 이륙했다. 이후 임무를 마치고 레이더 관제소 유도하에 귀환하던 전투기는 사고 직전 구름 속을 비행하고 있었고, 오후 2시38분쯤 칠곡 유학산 8분 능선(높이 650m 지점)에 충돌했다. 공군은 “사고기는 랜딩기어를 내린 상태에서 230노트(약 426㎞/h) 전후의 속도로 착륙경로로 진입하기 위해 선회하던 중이었다”며 “사고 직전까지 결함 관련 교신내용은 없었다”고 밝혔다.
사고 발생 7분 전 조종사가 공중에서 전투기 점검을 실시한 사실도 확인했다. 공군은 당시 조종사가 엔진작동 및 조종·유압·전기 관련 계통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현장 조사에서 엔진 블레이드를 점검한 결과, 사고 직전까지 엔진이 작동하고 있었음을 확인했다.
탑승했던 조종사 2명은 비상탈출을 위한 사출(Ejection)을 시도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공군 관계자는 “블랙박스에는 조종사 음성과 호흡 등이 녹음되는데 숨이 가빠지는 등 비정상적인 상황은 없었다"고 말했다.
공군 관계자는 “지난 7일 수거한 블랙박스를 제작사(GE)로 보냈고, 9일 블랙박스 내부에 저장된 비행정보를 받아 분석해보니 항공기 결함이 없음을 확인했다”며 “향후 환경적 요인뿐 아니라 조종·관제 등 인적 요인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사는 2~3개월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공군은 F-15K 추락사고가 기체 결함이 아닌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사고 직후 중단했던 F-15K 비행을 19일부터 재개한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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