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대구인디음악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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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18 07:53  |  수정 2018-04-18 07:53  |  발행일 2018-04-18 제23면
[문화산책] 대구인디음악의 기록
신동우 (인디053 음악사업팀장)

인디음악, 청년이 되었다! 1995년 4월 커트 코베인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많은 젊은이와 밴드가 작은 음악공간인 드럭에 모였고, 그렇게 한국의 인디음악은 태동하게 되었다. 이듬해 5월에는 따뜻한 봄기운을 맞아 ‘스트리트 펑크쇼’라는 이름으로 홍대 주차장을 가득 메웠다. 이렇게 시작된 인디음악이 2015년을 맞이하여 스무살 청년이 되었고, 1996년 대구에서는 클럽 헤비가 처음으로 문을 연 대구 인디음악은 2016년 스무살을 맞이하게 되었다.

10년이 지나면 강산도 변한다. 무려 인디음악은 20년이 지났다. 비단 서울뿐만 아니라 대구에서도 지역신이 존재하고 있고 올 한해만 해도 인디뮤지션들의 앨범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1996년부터 지금까지 지역의 인디음악에 관한 제대로 된 아카이브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클럽 헤비의 카페 게시판을 통해 1996년부터 지금까지 헤비에서 매주 진행된 공연의 정보(공연명 및 공연팀)와 필자가 2016년에 진행한 ‘대구 인디 20주년사’만이 대구의 인디음악에 대한 기록물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된 이 둘은 아카이브로서 기록이 아닌 정보 축적과 구술사 형태의 인터뷰로서 자료축적이 목적이었다.

지역 인디음악의 예술적 자원은 무궁무진했다. 매년 많은 뮤지션들의 음반이 발매되었으며, 다양한 생각을 가진 공연이 개최되었다. 하지만 1회성으로서 자료화되지 못하고 사라지고 있다. 대구 인디음악의 아카이브를 통해 지역 인디음악의 자원을 수집· 보존하고 관리함으로써 예술적·산업적 방향을 잡는 가장 기초적인 작업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은 예술가들이 자신의 뿌리를 찾고 지속적인 활동을 하는 기반이 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아카이브가 이뤄지지 않은 대구 인디음악신을 학술적으로 해석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사적 자료가 소멸되는 것을 막고 이를 공적자원으로 관리해야 한다. 대구에서 활동한 뮤지션들을 재조명하고 이들의 가치를 발견하고 대구 인디음악신에 대한 새로운 담론 형성도 필요하다. 과거만 하더라도 음악은 현장성의 예술이었다. 하지만 녹음기술과 영상기술이 생겨나면서 현장성의 예술이 기록으로서 남겨지게 되었다. 이제는 그 기록을 정리하고 해석함으로써 당시의 미학·양식·흐름을 파악하고 대구에서 인디음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갔고, 나아갈지 의미를 둘 시기가 왔다. 신동우 (인디053 음악사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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