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2개동 이전…후적지엔 주차장 신축”

  • 이연정
  • |
  • 입력 2018-04-18 07:39  |  수정 2018-04-18 09:26  |  발행일 2018-04-18 제17면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 10년 만에 현대화 확정
대구시, 종사자 13명 간담회
‘확장 재건축’ 제3안으로 확정
확장지-現부지 잇는 교량 신설
농식품부에 국비공모 신청 계획
20180418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현대화사업이 일부 건물을 확장부지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대구시는 오는 2023년 완공을 목표로 75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영남일보 DB>
20180418

‘이전’ 또는 ‘전면 재건축’ 등의 방안을 놓고 10년여 동안 힘겨루기를 해 온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현대화사업이 마침표를 찍으면서, 향후 사업추진 일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구시는 17일 도매시장 유통종사자 13명을 모아 간담회를 열고, 시설현대화사업을 ‘확장 재건축’하는 제3의 방식으로 확정했다. 관련상가 2개동을 인근 부지로 이전하고 후적지에 주차장을 신축하는 내용이다. 그동안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된 노후 건물의 안전과 주차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용우 대구중앙청과 회장은 “오랜 기간 끌어온 숙원사업이었지만 종사자 간의 이해와 양보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이 도출됐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생산자, 소비자 모두를 위한 시장이 되도록 종사자들도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0년간 3차례 용역에도 제자리

대구시에 따르면 1988년 개장한 농수산물도매시장은 총 부지 15만4천121㎡에 농산·수산·냉동창고·관련상가 등 12개 건물이 들어서있다. 연 거래물량 55만t으로 서울 가락시장(248만t), 강서시장(60만t)에 이어 전국에서 셋째로 많은 한강 이남의 최대 도매시장으로 손꼽힌다.

도매시장의 현대화사업 필요성은 2007년 처음 제기됐다. 거래물량의 증가와 유통환경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협소하고 낡은 공간 탓에 경쟁력이 떨어지고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기 때문이다. 그해 시행된 도매시장 활성화 1차 용역에서는 북구 팔달지구가 이전지로 유력하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예산과 도시개발 계획 등이 맞물리면서 무산됐다.

이후 5년여간 지지부진해오던 사업은 대구시가 2012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2차 용역을 의뢰하면서 재개됐다. 용역 결과 이전 후보지로 북구 검단동과 팔달동, 달성군 하빈면 대평리, 화원읍 구라리 등 4곳이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역 주민과 상인 간 의견이 엇갈리고, 예산 확보 등을 이유로 사업은 속도를 내지 못했다. 설상가상 대구시가 2015년 한국산업관계연구원에 의뢰한 용역에서는 이전보다 현 부지에서의 확장 재건축의 사업성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9년간 5억원이 투입된 대구시의 도매시장 현대화사업 추진은 제자리로 돌아왔고, 상인들의 갈등과 대립은 갈수록 심해졌다. 이에 대구시는 지난해 3월 유통종사자와 갈등해결 전문가 등 22명으로 구성된 ‘도매시장 시설현대화 추진협의회’를 꾸려 본격적인 해결책 찾기에 나섰다.

총 15차례의 난상 토론과 이해 당사자들의 개별 면담을 시행한 결과, 현 부지를 확장 재건축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고 1년여 만에 협의회 위원 전원의 만장일치를 이끌어냈다. 박규홍 한국농수산물중도매인연합회 대구지회장은 “도매시장이 그동안 지역의 관심에서 많이 소외돼왔다”며 “이번 사업을 계기로 상권을 되살리고, 앞으로도 유통종사자들이 서로 도와가며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국비확보 도전 주목

농수산물도매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건물 노후와 주차장 부족이다. 관련 상가 A동은 2013년 화재 이후 건물이 크게 노후돼 현재 옥상 주차장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외 건물도 부분 누수와 침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차공간이 협소해 출하 차량과 소비자 차량이 뒤엉키는 일도 빈번한 데다 반입 농산물 하차장소 부족에 따른 신선도 하락도 우려되고 있다.

이에 시설현대화 사업은 시설물을 재배치해 물류 동선을 확보하고, 주차장 등 부족한 시설물을 확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교통흐름을 저해하는 관련 상가 2개동은 인근 북부화물터미널 부지(1만7천㎡)로 이전하고 후적지에 트럭 경매장(3천㎡)과 주차장(지상 4천㎡·지하 2만㎡)을 신축하는 것.

확장부지와 현 도매시장을 잇는 교량과 남측 출입문도 신설된다. 엽채류 구역은 서편 경계지역으로 신축 이전하며 수산동 냉동창고는 현재 3층에서 4층 규모로 증축된다. 건물 옥상, 지붕 등 유휴공간에는 태양광 시설을 설치한다.

대구시는 이 같은 시설현대화 사업에 부지매입비 216억원, 건축공사비 486억원, 시설부대비 48억원 등 총 75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부지매입비를 제외한 비용의 30%인 160억원은 국비로 확보할 예정이다.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이르면 6월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에 신청하고, 부지매입과 실시설계용역을 거쳐 내년 착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업방향에 최종 합의함에 따라 그동안 시도조차 어려웠던 국비 확보절차도 순조롭게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구시는 앞서 2015년 농식품부의 국비 공모에 응모했으나 사업 진행방식을 두고 상인 간 의견이 엇갈린다는 이유로 탈락한 바 있다.

국비 공모신청은 상인들의 100% 합의를 전제로 하고 있다. 이해당사자 간 의견 대립이 사업 추진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최근 사회적 합의가 중요시되면서 이번 만장일치 합의 도출이 국비 확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앞으로 후속 조치를 차질 없이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