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관리 쉽게 생각하다간 유방·전립선암 부른다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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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10 07:41  |  수정 2018-04-10 09:09  |  발행일 2018-04-10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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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은 ‘착한 암’이라고 불릴 정도로 생존율이 높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갑상선암 생존자는 치료 후 일찍 사회생활에 복귀한다. 때문에 역설적으로 많은 환자가 장기적인 건강관리를 등한시하고 있다. 하지만 착한 암이라고 방심해선 안 된다. 갑상선암 생존자들은 암 치료 경험이 없는 사람과 비교하여 피로감을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울과 불안을 더 많이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암 환자의 우울과 불안을 일반적으로 ‘디스트레스’라고 얘기하는데, 갑상선암 생존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이러한 디스트레스를 잘 관리해야 한다. 필요시에는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고 상담과 함께 약물 치료 등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진행 느리고 예후 좋다고 알려져
대부분 치료 즉시 사회생활 복귀
피로감·우울 등 디스트레스 유발
오히려 재발과 전이 가능성 높아|

3년 이상 갑상선호르몬 억제치료
폐경 여성과 50세 넘은 남성 경우
골다공증·관상동맥질환 위험도 ↑
정기적인 검사와 평소 관리 필요


◆갑상선암 이란

갑상선은 갑상연골의 아래쪽, 숨을 쉴 때 공기의 통로가 되는 기도 앞쪽에 위치한 나비모양의 기관이다. 갑상선 호르몬을 생산하고 저장했다 필요한 기관에 내보내는 기능을 한다. 갑상선에 생긴 암을 총칭해 갑상선암이라고 하며 크게 ‘잘 분화된 갑상선 암’과 ‘기타 갑상선암’으로 나뉜다. 세부적으로는 조직학적 모양이나 암의 기원세포 및 분화 정도에 따라 유두암, 여포암, 수질암, 역형성암(미분화암)으로 분류한다.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아직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다. 방사선에 과량노출된 경우나 유전적 요인 등이 가능한 위험인자로 예상하고 있다. 갑상선암을 진단하는 방법으로는 세포학적으로 암세포를 확인하는 미세침 흡인세포 검사가 필수적이 다. 이는 가느다란 주사기 바늘로 갑상선결절의 세포를 뽑아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검사법이다.

갑상선암은 진행이 매우 느린 암으로,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았을 경 우 예후가 양호한 편으로 알려져 있으나 장기간 경과 후 재발이나 전이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꾸준한 건강검진과 지속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갑상선암의 증상

갑상선암은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진행이 많이 되기 전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대부분 건강검진 시 우연히 발견된다. 그러나 암이 진행된 경우에는 갑상선의 크기가 증가하거나 목에 덩어리가 만져질 수 있고 통증이 느껴질 수도 있다. 또한 종양이 되돌이후두신경을 침범해 쉰 목소리가 나오거나 숨이 찬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종양이 커져 음식을 삼킬 때 목에 걸리는 느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갑상선암 생존자의 갑상선호르몬억제치료 및 추적관찰갑상선암의 위치, 크기, 수 그리고 림프절전이 여부 등에 따라 수술 범위가 결정된다. 갑상선암의 병변이 1개이면서 크기가 작고 림프절 전이가 없는 경우 갑상선 일부만 절제하는 갑상선엽절제술을 시행한다. 이러한 경우 대부분의 갑상선암 생존자들은 수술 후 고용량의 갑상선호르몬제를 투여해 갑상선자극호르몬(thyroid-stimulating hormone, TSH)을 억제하는 방법으로 재발률을 낮추는 갑상선호르몬 억제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갑상선 전체를 제거하는 갑상선전절제술을 했을 경우 수술 후 갑상선호르몬 억제치료가 필요하다. 갑상선호르몬 억제치료의 정도는 갑상선암 재발 위험에 따라 다르다. 재발 위험이 높은 갑상선암 생존자는 수술 후 5~10년 동안 갑상선자극호르몬 농도를 0.1~0.5mU/L로 유지하도록 하고 있으며, 재발 위험이 낮은 갑상선암 생존자는 갑상선자극호르몬 농도를 0.3~2.0mU/L로 낮추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갑상선자극호르몬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갑상선호르몬제를 잘 복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와 함께 갑상선암 생존자들은 수술 후에 갑상선기능검사, 티로글로불린, 목 초음파검사를 매년 받아 재발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만·당뇨 등 만성질환 관리해야

암 병력이 있는 사람은 다른 새로운 암이 발생할 위험이 높을 수 있다. 갑상선암 생존자 역시 마찬가지다. 여성에서는 유방암, 남성에서는 전립선암이 발생할 위험이 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갑상선암 생존자들은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암이 발병하더라도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갑상선호르몬 억제치료를 받고 있는 폐경 후 여성은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경 후 여성의 경우 갑상선암 수술 후에 갑상선호르몬 억제치료 전 골밀도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으며, 갑성선암 생존자 중 폐경 후 여성이나 50세 이상 남성 중 갑상선호르몬 억제치료를 3년 이상 받은 경우에는 골밀도 검사와 비타민D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갑상선호르몬 억제치료로 환자가 직접적으로 겪는 불편감은 없으나 갑상선 호르몬이 너무 많은 상태인 ‘불현성 갑상선기능항진증’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이러한 불현성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심장이 일정하게 뛰지 않는 부정맥이나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과 같은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갑상선호르몬 억제치료를 받는 갑성선암 생존자들은 부정맥이나 관상동맥질환 등의 심혈관계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 정기적으로 심전도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 고혈압과 고지혈증이 있을 경우 이를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갑상선암은 그 발병 원인이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그런 이유로 갑상선암을 예방하기 위한 뚜렷한 예방 수칙이나 검진 기준 역시 아직 없는 상태다. 다만 갑상선 수질암의 일부는 유전적으로 발병하므로 가족 중에 수질암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또한 비만, 당뇨 등의 만성질환이 여러 암과 관련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때문에 갑상선암 생존자 역시 갑상선암 재발과 새로운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비만, 당뇨 등의 만성질환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갑상선암 치료를 받은 사람 중에는 다른 건강문제에 대해 소홀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간혹 보인다. 하지만 갑상선암 역시 재발의 위험과 새로운 암에 대한 위험이 존재하므로 균형잡힌 식사와 충분한 채소 섭취, 적절한 운동을 통해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건강관리에 힘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 도움말=대구건강관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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