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의 작은 기적] 제4회 밥상머리교육 우수사례 공모전(끝) - 동상 진명화씨 가족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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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09 07:54  |  수정 2018-04-09 07:55  |  발행일 2018-04-09 제18면
“집밥 먹으며 대화…밝고 튼튼한 아이로 자라요”
20180409

진명화씨 가족은 부모가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며 자녀를 변화시키고 있다. 온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고, 주말에 가족여행을 가는 등 사소하지만 중요한 규칙들을 정해 실천하면서 자녀가 전보다 밝고 긍정적으로 바뀌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1. 저는 초등학생 2학년 남자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주부입니다. 자가면역질환 루프스를 앓고 있어 면역력이 약해 진우를 낳고부터는 일을 하기도 힘던 제게 진우는 기적과 같이 찾아온 너무 소중하고 귀한 아들이었습니다.

진우는 어려서부터 잔병치레로 병원에 입원한 적도 많고 겨울에는 비염과 천식으로 항생제를 달고 살았습니다. 다른 남자 아이들보다 기질이 많이 부드럽고 겁도 많은 진우는 항상 엄마의 껌딱지처럼 붙어 다녔습니다. 큰소리 한번 쳐본 적이 없고 어린이집을 다닐 때도 항상 양보하고 뺏기며 동생들이 때려도 맞고만 다녔습니다.

#2. 그래서 책을 사 보고 인터넷으로 검색도 하면서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로 키우는 방법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외식보단 집밥…영양만점 밥상 차려
기차여행·소풍 등 쉴때마다 가족여행
일관된 훈육으로 나쁜 습관 고쳐나가



첫째, 하루에 한번은 꼭 온 가족이 모여서 함께 식사하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남편은 주·야간 교대하는 일을 하므로 바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부자간에 함께하는 시간이 적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엄마에게는 애교도 많고 수다쟁이 아들이지만 아빠 앞에서는 말이 적고 어려서부터 그림을 그려도 편지를 써도 아빠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함께 모여 식사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도 많이 하고 아빠와 소통하는 시간도 갖게 되었습니다. 학교에 갔다 오면 자기가 만든 작품이나 그림, 상장도 아빠에게 자랑하고 그림을 그릴 때도 아빠 그림을 크게 그리고 어버이날이면 엄마에게만 쓰던 편지도 부모님에게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목욕도 아빠가 저녁에 집에 있는 날이면 같이 꼭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우리 가족이 같이 밥을 먹으면서 대화로 소통을 시작하며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을 느끼면서 소심했던 진우가 긍정적이며 밝고 씩씩한 아이로 자라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1,2학년 때 모범어린이 표창장도 받고 부회장이 되었습니다. 학교와 학원에서도 인성이 바르고 배려심이 많으며 발표도 잘 하고 선생님들께 예의 바르고 인사성도 밝아 종종 칭찬의 말씀을 듣습니다.

#3. 둘째, 인스턴트 음식이나 외식보다는 집밥을 주로 먹었습니다. 우리 가족이 많이 아프다보니 먹는 것부터 생필품 하나까지 그냥 쓰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집밥이 보약이라고 제철 채소나 과일 등 5대 영양소가 들어간 밥상을 차렸고, 내가 아프거나 피곤할 때라도 한 끼 때우는 식으로 대충 밥상을 차리지 않았습니다. 라면이나 인스턴트 음식은 먹고 싶을 때나 가끔 먹고, 대충 때우려고 식사로 먹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편식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셋째, 아빠 쉬는 날이면 항상 가족여행을 갑니다. 처음에는 아빠의 시간과 체력에 따라 여행 계획을 잡고도 못갈 때가 많았지만 가족여행으로 가족끼리 서로 협동하고 추억도 만들면서 점점 여행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봄·가을로 기차여행도 다니면서 맛집을 찾아다니기도 했고, 집에서 가족이 함께 정성스럽게 도시락을 싸서 공원이나 산으로 소풍을 가기도 하고, 명절이나 여름휴가 때는 캠핑을 가기도 했습니다.

#4. 넷째, 훈육할 때는 단호하게 했습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사랑스러운 아들이지만 강하게 키우고 싶었습니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고, 나쁜 습관이나 버릇은 빨리 고치려고 했습니다. 부모가 먼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일관된 행동으로 훈육하고 약속은 꼭 지키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어른들께 버릇없이 행동하지 않고 항상 공손하게 말하고 허리 숙여 인사하라고 가르쳤습니다. 어려서부터 진우는 몸으로 훈련돼서 지금은 자연스럽게 어른들을 공경하게 되었습니다.

#5. 다섯째, 스스로 정리정돈하고 정해진 규칙은 반드시 지키게 했습니다. 어려서부터 진우 방은 진우가 정리하고 청소하게 했습니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도 한 번에 다 꺼내지 않고 하나씩 가지고 놀며 정리하고 또 꺼내게 했고, 책은 분류해서 정리하고 책상도 스스로 정리하게 했습니다. 학교 갔다 오면 책가방을 정리하고, 숙제와 그날 해야 할 공부부터 하고 난 후 놀게 했습니다. 그리고 외출하고 돌아오면 손부터 씻게 했고 친구들과 놀러 갈 때도 부모의 허락을 받고 가게 했습니다. 처음부터 다 지키기는 힘들었지만 계속 반복되는 훈육으로 지금은 진우 스스로 오늘 해야 할 일이 뭔지도 잘 알고 또 지키려고 하고 정리정돈도 몸에 배어서 깔끔쟁이가 되었고 목욕하는 것도 즐기면서 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가족은 지금처럼 건강하고 화목하게 소통하는 가정이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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