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이원호 (주)에이에스티네트웍스 대표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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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03   |  발행일 2018-04-03 제29면   |  수정 2018-04-03
“대구의 역사 3곳 유네스코 등재 위해 서명운동”
“추진위에 현재 100여명 활동
저항시인 이상화가 종증조부
가문의 맏손으로 책임감 느껴
지방선거 정치 권유받았지만
대구의 정체성 알리는데 주력”
20180403
이원호 달성토성·경상감영·대구읍성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 등재추진위원장이 인터뷰를 하며 미소 짓고 있다.

달성토성(현 달성공원), 경상감영, 대구읍성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 등재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최근 설립됐다. 지난달 3일 추진위는 대구시 중구 서성로 소남 이일우 고택에서 추진위를 발족시키고 대구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3개의 문화재를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에 등재시키기 위해 자료수집 및 세미나, 대시민 서명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에도 추진위는 발기인들과 함께 어깨띠를 두르고 대구시 중구 동성로 일대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서명을 받았다.

“지난해 말부터 3개의 문화재를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에 등재시키자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2월19일 윤성아 대구가톨릭대 외래교수, 장호진 한울주택건설 소장, 권은정 바이올리니스트, 이정민 범진 외식프랜차이즈 본사대표 등과 함께 뜻을 모으고 청년과 청소년 대표 8명과 추진위를 구성했습니다. 현재 10~40대 100여 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추진위를 발족시킨 건 이원호 <주>에이에스티네트웍스(AST Networks) 대표(39)의 의지에서 비롯됐다. 그는 추진위원장으로서 3개 문화재의 유네스코 등재를 통해 대구시민이 대구에 대한 자긍심과 자부심을 갖길 바라고 있다.

이 위원장은 1904년 우현서루(友弦書樓)를 설립해 근대 계몽운동에 나섰던 금남 이동진과 소남 이일우의 현손(고손자)으로, 이장가(李庄家·경주이씨 금남공파)의 맏손이다. 금남은 사재를 털어 민족지사를 양성하고자 했으며, 소남은 선친의 유업을 받들었다. 독립운동가 이상정 장군과 일제저항시인 이상화 시인이 그의 종증조부(從曾祖父)이기도 하다.

“할아버지(이동진)께서 재산을 크게 일궜습니다. 당대의 갑부였다고 해요. 생존해 계실 때 우현서루를 설립하고 고조부께서 유업을 받들었지요. 증조부(이상악) 이후 재산을 불렸다고 하는데 계속 줄었어요. 일제강점기에 수탈을 당했는데 어떻게 재산증식이 가능하겠습니까. 제가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대구 토박이인 그는 경신고,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2006년 외국계 선박회사에서 일하던 중 부친의 병환으로 귀향했다.

“외국유학을 꿈꿨는데 접었죠. 가문의 맏손으로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선대의 부동산을 일부 처분하고 개발할 건 개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약간의 오해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는 지난해 말 대구 달서구에 있는 이장가 묘역 인근에 상화기념관·이장가문화관을 설립했다. 묘역엔 이상화 시인, 이상정 장군 등 이장가의 선조가 잠들어있다.

“처음엔 집안에서 걱정을 했어요. 이충희 할아버지(상화 시인의 아들)도 그랬죠. 하지만 제 뜻을 알고 가보인 24효자도 병풍을 기증해 주셨습니다. 기념관 단체 및 개인관람은 평일 오전 10시~오후 4시예요. 묘역은 인솔자와 함께 참배할 수 있습니다.”

그가 이 같은 일들을 벌이고 추진하자 주변에서 이번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에 입문하라는 권유가 있었다.

“뜻이 전혀 없던 건 아니었어요. 그런데 정치라는 게 연륜과 경험을 쌓고 봉사하는 덕목이 필요할 텐데 스펙과 젊은 패기만 갖고 하기엔 부족하다고 여겨 그만뒀습니다. 앞으로 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대구의 정체성을 찾고 알리는 데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또 복지시설(호동원) 봉사활동도 꾸준하게 하고 싶어요.”

그는 또 고조할아버지(소남 이일우)의 고택도 복원해 청소년 교육 및 관광지로 만들고 싶단다.

“수년전부터 대구 중구청에 땅을 기증하고 싶다고 했어요. 예산부족으로 고택 복원사업이 올해 무산됐다고 들었는데 잘 진행됐으면 좋겠습니다. 대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과 함께 대구의 새로운 기풍을 진작시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글·사진=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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