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반구 적도 공기가 한반도 장마에 영향 준다”

  • 박종문
  • |
  • 입력 2018-04-02   |  발행일 2018-04-02 제29면   |  수정 2018-04-02
경북대 연구팀 관측 자료 분석
동북아 장마철 수분 기원 증명
4천㎞ 이동 강수량의 50% 차지
“남반구 적도 공기가 한반도 장마에 영향 준다”

우리나라 여름 장마는 남반구 적도지역 공기가 동북아시아로 유입돼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경북대 연구팀에 의해 증명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지난달 29일 경북대 지구시스템과학부 박선영 교수 연구팀이 대기 중 극미량으로 존재하는 할로겐화합물의 농도변화를 분석한 결과, 4천㎞ 거리의 남반구 공기가 동북아시아로 빠르게 이동하여 장마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음을 증명하였다고 밝혔다.

기존 연구 모델들은 장마 기간 수분의 기원을 북태평양, 북인도양, 혹은 동중국해에 국한하여 논의해왔는데, 각 해석이 큰 차이를 보여 논란이 계속되었다. 반면 이번 연구에서는 남반구 적도 지역의 환경이 우리 장마 현상과 변동성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북아시아 여름 장마철 수분의 기원에 대한 새로운 역학적 연구결과로, 장마의 변동성 이해와 예측평가에 유용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연구팀은 제주도의 온실기체 관측센터에서 6년간 실시간 관측한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할로겐화합물 중 수불화탄소류(HFCs)의 농도는 매년 장마기간에만 남반구 적도지역만큼 급격히 낮아졌다. 수불화탄소는 북반구 산업지역에서 집중 배출되며, 남·북반구 간 농도가 극명하게 차이 나는 물질이다. 장마철 1~2일 만의 급격한 농도변화는 대규모의 공기가 위도를 가로질러 빠르게 이동한다는 직접적인 증거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동북아시아 여름철 공기 흐름을 역추적한 후 유사한 유형의 공기그룹을 분류하였다. 그 결과 남반구 적도 기원의 공기가 해양성 공기의 40%를 이루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또한 남반구 적도 기원의 공기가 동북아시아를 장악하는 동안 전체 장마 강수량의 50% 이상의 비가 온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 연구는 박선영 교수(교신저자)와 이선란 국립기상과학원 연구원(제1저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지원으로 수행했으며,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3월16일자 논문으로 게재되었다.


온실기체 관측센터=제주도에 있는 경북대 소속 국내 최대 규모의 온실기체 관측소이며, 국제 관측 네트워크(AGAGE)의 동북아시아 대표 관측점이다. 2008년부터 이산화탄소, 메탄, 할로겐화합물 등 40여 종 화합물의 대기 중 농도를 2시간 간격으로 365일 측정한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교육/과학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