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 부주석으로 선출된 왕치산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왼쪽)가 시진핑 국가주석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장기집권의 길을 트고 친위대로 집권 2기 지도부 진영을 완비했다. 이제 시 주석은 ‘중국몽’을 향한 본격적인 진군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주석 3연임 제한 규정 폐지를 골자로 한 개헌으로, 기존의 상무위원단 집단지도체제를 사실상 깨고 ‘1인체제’의 틀을 갖춘 시 주석은 당·정·군의 지도부를 친위세력으로 갖췄다.
종신집권하다시피 한 마오쩌둥과 마찬가지로 장기집권 기반을 마련한 시 주석은 1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5차 전체회의 표결을 통해 만장일치(2천970표)로 국가주석과 당 중앙군사위 주석에 재선출됐다.
이로써 시 주석은 당총서기·국가주석·당중앙군사위 주석이라는 3위일체를 통한 권력을 쥐게 됐다. 여기에 장기집권의 기반까지 마련된 걸 고려하면 시 주석은 절대권력을 쥐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커창 총리는 연임에 성공했지만 ‘허울뿐인 2인자’로 전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시 주석의 집권 2기 지도부 진영 구축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시 주석은 중국 최고지도부 내부의 인사 규칙이었던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 규정을 유명무실화시키고 왕치산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를 국가부주석으로 복귀시켰다. 연령 제한으로 물러났던 중국 지도부가 복귀한 사례는 왕치산이 유일해 보인다.
시 주석보다 5살 위이면서도 형제 이상의 관계를 쌓아온 왕치산은 시 주석이 공산당의 내규를 파괴하면서까지 기용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중국 내에서 실제 서열은 시 주석 다음의 ‘2인자’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왕치산은 시 주석 집권 1기에 중앙기율위 서기로서 ‘반부패 사정작업’을 주도함으로써 시 주석 정적 제거에 나서 절대권력 구축에 큰 공을 세웠다면 이제는 자신의 전공분야라고 할 외교와 경제 분야에서 실력 발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집권 이후 안보·경제·무역 분야의 대치가 심각한 상황에서 왕치산이 대미 통로로서 시 주석을 보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눈여겨볼 인사는 자오러지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와 양샤오두 국가감찰위원회 주임이다. 상무위원으로서 당 중앙기율검사위 서기인 자오러지는 양샤오두 주임과 함께 반부패 사정작업을 이전보다 더 강화함으로써 중국에 만연된 부정부패를 일소하는 한편 시 주석 정적 제거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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