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아요” 사과 반쪽·토막 생선…유통업계 소포장 판매 급증

  • 이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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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17 08:05  |  수정 2018-03-17 09:40  |  발행일 2018-03-17 제12면
소규모·맞벌이가구 증가
조리용도에 맞게 썬 채소
한입에 쏙 먹는 제철과일
축산·수산코너도 소포장
먹을 만큼 알뜰구매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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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대구점 식품관에서 고객이 한 끼 식사용 소포장 상품을 고르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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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백화점 프라자점 식품관 푸드월드에서 판매 중인 소용량 간편식 ‘한끼 아채’. <대구백화점 제공>

1~2인 소규모 가구와 맞벌이 가구의 증가로 대구지역 유통업계도 이들을 겨냥한 소포장 식자재와 과일, 간편식 등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구지역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집계된 조각과일과 손질채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 165.4%, 48.2% 급증했다. 최근 석류·사과·파인애플 등 소포장 상품 종류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1인가구·여가활동 확대 영향

대구백화점 프라자점 식품관 푸드월드는 1인 가구를 위한 소용량 신선채소와 간편식 전문 코너 ‘아이 러브 미니(I LOVE MINI)’를 운영 중이다.

당근, 다진 마늘, 대파, 껍질 벗긴 감자 등 소용량 한 끼 채소는 물론 갈치조림용 모듬 야채, 볶음밥용, 된장찌개용, 카레밥용, 매운탕용 모듬 채소 등을 1인 분(120g 기준·2천800~3천100원)으로 판매해 혼자서도 간편하고 실속있게 요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감자·애호박·당근 등을 조리 용도에 맞는 크기로 썰고 바로 조리할 수 있도록 껍질을 제거하는 등 손질해서 담았다.

최근에는 봄을 맞아 샐러드용 채소 상품을 확대했다. ‘아이순’ 어린잎 채소를 1천500원에, 이탈리아·프렌치·아메리칸 스타일로 구분한 샐러드용 채소를 2천~3천원대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기존에 4분의 1 크기로 판매하던 애호박, 양배추, 무 등의 채소 크기도 더욱 줄였다.

사과도 반쪽만 포장 판매한다. 소비자들이 수년 전만 해도 과일을 박스로 구매하던 추세에서 이제 낱개로 구매하거나 4~5개만 담긴 소포장 상품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 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이 같은 소포장 신선식품의 인기는 가족 구성원의 변화와 함께 캠핑 등 여가 활동이 보편화된 영향도 있다.

이상현 대백프라자점 식품팀장은 “1인 가구를 위한 소용량 채소 등은 구매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며 “수년 전부터 간편식 가공상품이 급속도로 증가한 것처럼 1~2인을 위한 소포장 신선식품 또한 기존 청과·채소에서 수산물·정육 등으로 다양화되면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축산·수산물 소포장 인기

롯데백화점 대구점·상인점 식품관은 혼밥족 등을 위해 지난해 6월부터 간편식 ‘한 끼 밥상’ 상품을 따로 모은 소포장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일반 상품에 비해 절반 정도의 중량으로 낮춰 식재료가 남아 버리는 일이 없도록 했으며 채소·고기 등 식재료로 반찬·찌개 등을 간편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한 끼 분량으로 구성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취급 품목을 지난해 60여 개에서 올해 170여 개로 대폭 늘렸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했으며, 이달 들어서도 15일 현재까지 85%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보다 70%가량 품목을 늘린 채소 코너에서는 파·당근·버섯·피망을 다양하게 요리할 수 있도록 소포장해 일반 상품의 절반 수준의 가격인 1천~3천원대에 판매한다. 과일 코너도 지난해보다 품목을 2배 넘게 늘렸으며, 다양한 제철 과일을 한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도시락이나 팩 형태로 만들었다.

이 같은 소포장 추세는 축산·수산코너로 확산되고 있다. 소·돼지고기는 물론 구이용 생선 등을 일반 상품의 절반으로 소분해 판매하고 있다. 특히 수산코너는 바로 요리해 먹을 수 있도록 토막 단위로 판매한다. 품목 수가 지난해보다 50%가량 늘어난 23개로, 이달 들어 집계된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유기농 매장 ‘올가’는 지난달부터 즉석식품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즉석식품 전체 매출 중 반찬 비중이 75%로 인기가 높아 올해 반찬류 품목 수를 지난해보다 150% 대폭 늘렸다.

임한호 롯데백화점 대구점 식품팀장은 “간편식을 찾는 고객이 늘면서 중량을 절반으로 줄여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한 끼 밥상’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며 “인기품목인 채소와 과일을 지금보다 2배 이상 늘리고 다양한 신메뉴를 개발해 가성비 높은 인기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간편식 매출 비중 증가세

GS리테일에 따르면 최근 2주간 GS슈퍼마켓의 채소 소포장 제품인 ‘한 끼 채소’ 매출은 출시 직후 2주 대비 68.7% 증가했다.

한 끼 채소는 대파·양파·고추·마늘·감자·상추 등 채소 16종을 1천~1천500원의 가격대로 한 끼 분량씩 포장한 제품이다. 편의점 GS25도 지난달 8일부터 지난 9일까지 집계한 한 끼 채소 제품 판매 점포 2천여 곳의 전체 농산물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2.3% 증가했다.

지난해 GS슈퍼마켓의 수산 간편식 매출도 2015년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전체 수산물 매출 중 수산 간편식 카테고리 구성비도 같은 기간 5%에서 10.4%로 늘었다.

GS리테일 측은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먹을 만큼만 알뜰하게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며 “특히 수산물의 경우 손질과 조리가 까다롭다보니 간편식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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