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뚝심 있는 인재로 성장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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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13   |  발행일 2018-03-13 제31면   |  수정 2018-03-13
[CEO 칼럼] 뚝심 있는 인재로 성장하길 바라며
김재경 (사)커뮤니티와 경제 소장

지난 토요일 사회적경제 대학원 입학식에서 격이 있는 졸업생의 환영사를 들었다. 1회 졸업생의 환영사는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대학원이 설립되고 첫 졸업생이 배출되기까지 많은 분의 수고와 지속적인 관심이 있었기에 우리가 있고, 특별히 오늘은 대학원에 새내기들을 맞을 수 있게 되어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마을기업도 하고 협동조합도 하면서 아는 것이 많이 쌓인 줄 알았는데, 지난 2년간 공부를 하면서 사회적경제라는 학문 영역의 깊이와 넓이에 오히려 겸손하게 되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들에게도 마음을 전한다. “교수님들의 ‘산교육’이 새롭게 탐구하는 열정과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일상 속에서 모험을 계속하게끔 해 주시니 감사드립니다. 가르칠 뿐만 아니라 먼저 앞선 걸음으로 현장에 계셔주셨기에 저희 또한 같은 걸음을 흉내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새내기 대학원 신입생들에게도 축하인사를 전했다. “생각하는 것과 살아가는 것을 일체화하는, 현장을 살아가는 동료들을 만난 것을 축하합니다. 삼인행 필유아사(三人行 必有我師)라고 합니다.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배울 것이 있다고 하는데, 1기들은 수업은 일주일에 하루였으나, 많게는 주 5일을 만나면서 사람을 통해 사람을 배우고, 사람을 통해 세상을 배워왔던 것 같습니다. 왜 그렇게 많이 만났는지 아직도 그 미스터리는 풀리지 않으나, 마치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듯, 애정 있는 고언과 따뜻한 격려가 동기들 안에 많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많은 만남 속에서 학문적 논의도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바라면서, 사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그 결을 같이하는 학문을 보다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정리하면서 새로운 실험도 함께하는 동료들입니다. 가치와 경제논리의 저울질 속에 본연의 내용을 양보하지 않는 선한 싸움이 우리의 일상입니다. 같은 마음으로 공부하고, 서로를 응원하며 사회적경제 분야를 더욱 단단하게 다져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도 놓치지 않았다. “잠깐 먼저 졸업한 1기 선배들도 같은 마음으로 뛰겠습니다. ‘눈 덮인 길을 걸어갈 때 발걸음을 함부로 어지러이 하지 마라. 오늘 내가 남긴 발자국은 뒤에 오는 사람의 이정표가 된다’는 서산대사의 시구가 며칠 전 폭설 속에서 떠올랐습니다. 사회적경제 대학원생들 알토란 같은 인재들이라는 평을 받도록 성실하게 우리의 자리를 지켜나가겠습니다. 신입생 여러분의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연일 하루하루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인데, 청량한 사회적경제의 도반들을 보았다. 다들 공부에 전념하기에는 각각 몸담은 사회적경제조직들이 있어 짐도 무겁고 도전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더 많이 배려하고 나누는 가치를 위해, 더 새로운 공생의 모델을 만들어 보겠다는 일념으로 버틴다. 단지 하고 싶은 것, 도달하고 싶은 수준이 기존의 기업보다 조금 더 지역사회를, 이웃을, 그리고 사람을 생각한다는 것이지만, 이러한 실험을 위해 경험을 한칸씩 채워가면서 조심스럽게 한걸음을 떼고 있다. 새내기 대학원생들도 ‘단단하게’ 사회적경제조직의 모델을 만들어보려는 꿈을 가졌을 것이다. 공부를 통해, ‘바로가기’ 위한 안목을 넓히고, ‘제대로’ 가기 위한 방법들을 차근차근 배울 것이다.

요즘같이 변화무쌍한 환경 속에서는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시키는 뚝심이 필요하다. 이 뚝심은 수시로 자신의 자리를 확인하면서 자신의 지향과 목표를 설계할 수 있도록 받쳐주는 힘이다. 독일의 장인정신에서 보듯, 이러한 뚝심을 기반으로 한 촘촘한 경험의 축적과 조직화된 사고는 절대 살 수 없다.

부디 대학원이 양식있고 뚝심있는 사람들을 키우는 판을 잘 만들길 바란다. 긴 호흡 속에서 사회적경제분야의 축적을 설계하고, 재순환될 수 있도록 연결하고, 지역혁신의 자료가 모이는 그릇이 되면 좋겠다. 그리하여 협력적 경쟁을 유도하면서 모두의 발전과 진화를 이끌어내는 ‘바른’ 비전아지트가 되길 바란다. ‘왜 가야 하는가’하는 마음속 질문을 챙기는 건 필수다. 김재경 (사)커뮤니티와 경제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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